# 그림자

내게서 사라지지 않는 것들

by 도리


화창한 아침

발밑에 드리운 그림자 하나


내가 그리 좋은지

우스꽝스러운 모습도 마다하지 않고

나를 따라 한다.


내가 가는 곳

내가 있는 곳

지치지도 않는지

나를 따라다닌다.


지친 하루를 마치고

숨어버린 햇살에

그림자는

기지개를 쭈욱 뻗는다.


좀 더 같이 있으면 안 될까?


헤어지기 그리도 싫은지

내 발을 붙잡으며

길게 늘어진다.


어두워진 저녁

마치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더 이상 그림자가 보이지 않음에

쓸쓸한 마음이 커져간다.


골목 어귀를 돌았을 때

희미하게 비추는 가로등에

그림자는 다시 모습을 내보인다.


벌써 나를 잊은 건 아니겠지?

보고 싶어 돌아왔어.


사라진 줄 알았던 그림자

반가움과 안도감에

웃으며 말을 건넨다.


너 거기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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