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쓰레기통

by 도리

우연히 들린 매장에서

예쁜 쓰레기통을 구매했다.


아기자기한 캐릭터와

맘에 쏙 드는 색감에


바라보고만 있어도

입 꼬리는 내려올 줄 몰랐다.


오염이라도 될까

비닐을 씌웠다.


이물질이 묻어

냄새라도 풍길까


쓰레기 하나 버리기도

조심스러웠다.


바쁜 일상 속에

늘 그 자리에 있어


그렇게 익숙해졌나 보다.

그렇게 무뎌졌나 보다.


어느덧 가득 찬 쓰레기통


냄새가 올라오고

벌레가 꼬여가도


다음에...


피곤함과 귀찮음에

치우기를 또 미룬다.


그렇게 방치됐다.

그렇게 썩어갔다.


쓰레기를 치워도

비닐을 바꾸어도

물에 씻어도


처음 그때로

돌아가지 않았다.


그저 한 곳에서


자신에게서 멀어지는

나를 바라보며


자신을 돌아봐 주길

기다리던 쓰레기통은


내 흔적들을 품에 안은채

그렇게 함께 썩어갔다.


#감성시, #기다림, #방치, #슬픔, #쓰레기통, #쓰레기통에휴지가왜이렇게많아, #연인, #이별, #잊혀짐, #흔적
keyword
이전 03화#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