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너두 탈 수 있어
'설마?'
급식을 다 먹고 문 앞을 살펴봤다.
늑대 소년이 해맑은 미소로 날 맞이했다.
“선섄님 그네 잘 타요?”
어떤 말로 데이트를 시작해야 할까 고민하던 참이었다. 하지만 그럴 틈도 없이 그 아이는 재잘재잘 말을 걸기 시작했다.
“그네를 높이 타고 싶은데 어떻게 타는지 모르겠어요. 그네 타는 방법 알려주셰요!”
“그래요, 그럼”
우선 알려주겠다고 약속했지만 그때까지도 선생님이 그네를 타는 게 맞나, 내 신비주의와 위태로운 권위가 무너지는 게 아닌가 걱정이 되었다.
“그네까지 달리기 시합해요!”
갑자기 늑대소년이 달리기 시합을 선포했다. 쪼꼬마난 아이가 그새 운동장을 가로질러 달렸다. 나도 하는 수 없이 슬리퍼를 질질 끌고 급식으로 무거워진 몸을 이끌고 전속력으로 뒤따라 뛰었다.
햇살이 맑은 날이었다. 먼저 그네에 도착한 소년이 햇살에 눈이 부셔 코를 찡긋하더니 나를 보고 용맹하게 웃었다. 양 볼의 보조개가 참 귀여웠다.
“이제 그네 타는 방법 알려줘요!"
내 초등학교 시절 별명이 심청이었다. 그만큼 난 동네 놀이터에서 그네를 잘 타기로 유명했다. 늑대소년이 더더욱 높이 날도록 내 팁을 전수해 줬다. 열심히 그네도 밀어줬다.
시범도 보여줬다.
“저는 선샌님만큼 못 올라가요.” 하고 울적해하는 소년에게
“괜찮아요! 연습하면 00이도 할 수 있어요!” 하고 응원도 해줬다.
그렇게 열심히 함께 발을 구르며 그네를 타다 어디선가 뜨거운 눈길이 느껴졌다.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고 있던 고학년 학생들이 배신감에 찬 눈빛으로 날 쳐다보고 있던 것이다.
"야, 과학 선생님 봐."
어느새 난 잇몸이 말라가도록 웃고 있었고
내 포커페이스는 이미 무너져있었다. 축구를 그만두고 이 광경을 벙찐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 무리 중 늑대소년을 걱정하는 듯 나무라는 듯 유심히 살펴보던 두 학생이 있었다. 이 늑대소년에겐 2명의 형들이 있다고 했는데…
‘혹시 그 삼형제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