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뭔 소리냐고? 일단 제말을 들어봅시다.
제가 여러분들에게 공모전 도전기를 들려드린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수상을 목표로 공모전에 도전하지 말아라.’는 메시지를 건네고 싶어서입니다. 이 말을 할 때마다 돌아오는 답은 “수상하신 작가님이 그런 말씀을 하시다니….”인데요. 그러나 저는 여전히, 많은 분에게 공모전은 수상을 목표로 도전해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여기서의 핵심은 “수상만을 목표로 도전해서는 안 된다.”라는 것입니다. 상을 타는 일을 싫어할 사람은 많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다만, ‘상을 타는 것’을 핵심 목표로 설정하고 공모전에 도전하다 보면 공모전에 도전하는 동안 얻을 수 있는 많은 것들을 놓치게 됩니다. 과정보다는 결과가 중요한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지만, 작가가 오래도록 글을 쓸 수 있는 힘을 얻기 위해서는 ‘과정의 중요성’을 제대로 습득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려면 무엇보다, 글을 쓰는 사람의 마인드가 가장 중요합니다. 저는 이 책에 공모전 성공기만 언급했으나, 이곳에 언급하지 않은 무수히 많은 공모전 탈락 경험 역시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 저 역시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고 지금도 여전히 수많은 투고에서 떨어지며 성장하고 있습니다. 여기까지 말씀드리면 눈치가 빠르신 분들은 제가 말하고자 하는 말의 의도를 파악했으리라 생각되는데요. 공모전에 도전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을 아래에 정리해 드리려고 합니다.
(1) 마감하는 연습을 할 수 있다.
: 작가에게 마감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게다가 데뷔 전의 작가 지망생분들은 특히 스스로 마감을 지키는 연습을 해야만 합니다. 주체적으로 스케줄러를 만들어 마감하는 연습을 하고 계신 분들은 괜찮겠지만, 만약 반강제적인 마감 연습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분이 있으시다면 공모전에 도전해 보시기를 추천해 드립니다.
(2) 내가 쓰고 싶은 장르, 분야의 시장 분위기를 분석해 볼 수 있다.
: 글쓰기 공모전마다 다르지만, 주최하는 곳마다 요구하는 양식과 콘셉트가 다릅니다. 이는 주최 측에서 원하는 방향성이 뚜렷하기 때문인데요. 일반적으로 공모전 주최 측에서는 ‘공모전 투고 양식’이 들어간 문서를 제공합니다. 자유 양식이라고 되어 있는 공모전의 경우라 할지라도, 양식 안에 반드시 들어가야 할 항목은 짚어주는 게 대부분입니다. 그런 특성 때문에, 공모전에 도전하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기획안에는 어떤 요소들이 포함되는지, ‘내가 제출해야 할 원고의 콘셉트와 방향성’이 트렌드에 맞는지, 사람들이 읽고 싶어 하는 콘셉트가 맞는지 여부 등, ‘상업성’을 고민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고민은 현업 작가들 역시 매일 머리를 싸매고 하는 고민이기 때문에, 작가로 데뷔하기를 희망하시는 분이라면 공모전에 도전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공부가 됩니다.
(3) 완결을 경험해 볼 수 있다.
: 이제 막 글을 쓰기 시작한 분들에게 제가 꼭 강조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작가에게 중요한 것은 ‘시작하는 것보다 끝을 내는 것이다.’라는 것입니다. 어떤 장르의 글을 쓰든 작가는 ‘완결을 내는 경험’을 해야만 합니다. 만약 소설이라면 이야기의 시작부터 끝맺음까지의 완결을 의미하며, 에세이 완결을 경험해 보고 싶다고 하신다면, ‘한 권 분량의 에세이’를 완결 짓는 연습을 하셔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한 권 분량의 완결을 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우선 한 편의 에세이, 초반 회차의 소설이라도 완결을 내는 연습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통 스토리 공모전이든, 에세이(수필) 공모전이든 주최 측에서 원하는 분량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그 분량 안에는 분량이 많든 적든 ‘완결’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예컨대 ‘세 편의 수필을 보내주세요.’ 라거나 ‘1~3화 분량의 소설 원고를 보내주세요.’ 라거나 하는 식으로요. 그러니 어떤 식으로든 여러분들은 세 편의 에세이를, 1~3화 회차의 소설을 완결 지어볼 수 있는 셈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몇 편의 완결을 반복해서 이어 나가다 보면, 어느새 한 권 분량의 글이 완성되어 있을 것입니다.
(4) 수상할 경우 상업 작가로 데뷔할 수 있다.
: 앞서 ‘수상만을 목표로 공모전에 도전하지 말 것’이라는 부분을 강조했다고는 하지만, 공모전에 도전하는 사람치고 ‘수상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시는 분은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제가 수상을 목표로 한 글쓰기를 하지 말라고 말씀드렸던 것은 오롯이 수상만을 생각하며 글을 쓰는 연습은 지양하라는 의미였으며, 만약 공모전에서 수상을 하게 된다면 당연히 작가로서의 메리트는 올라가는 것이 사실입니다. 수상 경력이라는 것은 많으면 많을수록 작가로 활동하는 데 도움이 되니까요. 공모전마다 성격이 다르겠지만, 몇몇 공모전에서는 수상 조건으로 ‘출간’을 내거는 공모전도 있습니다. 만약 그러한 성격을 지닌 공모전에서 수상을 하게 될 경우 데뷔와 동시에 출간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으니, 작가 데뷔를 꿈꾸시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공모전에 도전해 보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