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가 겪을 현실의 참담함
특별한 아이를 키우면서 학교에서 일하는 것의 최대 단점은 내 아이가 학교에서 어떻게 있을지의 처절한 현실을 매일 마주한다는 거다.
경계성 지능으로 사회성이 떨어지고 자기중심적인 A가 아이들이 자신의 말투와 행동을 놀린다고 울며 하소연을 한다. 저경력 교사라서 노하우가 부족해서인지 그 아이들에게 내가 알고 있노라며 주의를 줄 수는 있으나, 이미 벌어진 일과 아이가 받은 상처, A에 대한 아이들의 선입견을 바꿔줄 수 있는 방법은 도무지 모르겠다.
반항장애로 인한 폭력성으로 유명한 B는 수업 시간에 깨어있기만 하면 늘 방해가 된다. 나 역시도 그 아이에 대한 안쓰러움은 있지만 원활한 수업 진행을 위해서는 차라리 잠을 자라고 바랄 때도 있다. 이미 전교에서 유명한 B의 행동은 단골 민원 주제다. 어머니는 항상 지쳐있고 아이는 늘 삐딱하다.
ADHD 약을 먹고 등교하는 C는 오전 수업에서 만날 때는 초롱초롱하게 수업을 듣지만 오후에 만날 때면 말끝마다 토를 달며 수업을 방해한다. 약효가 떨어지는 시간대인 것 같다. 이 분야에 있어서 이해도가 높은 나도 C를 이해는 하나 행동을 제한하고 야단을 치는 것이 시간을 아끼는 방법이라 이해와 공감보다는 후자를 택하게 된다.
지적장애가 있는 특수교육대상자 D는 수업 내용을 전혀 이해할 수 없다. 순한 성격과 귀여운 외모 덕분에 반 친구들이 동생을 대하듯 생활 전반에 있어서 잘 보살펴주는 것은 다행이나, 중학교 수준의 어떤 과목 내용도 이해하고 수행하기가 어렵다. 학교 생활이 D에게 전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학교와 교사가 주어진 환경 내에서 D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 지 고민이 된다.
A부터 Z까지 학교가 어려운 아이들의 얼굴에 내 아이의 모습이 겹쳐진다. 친구들에게 상처받았을 아이를 생각하면 짠하고, 때론 누군가에게 상처를 줬을 가해자가 내 아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괴롭다. 학교에서 일하다 보니, 학교 교육의 민낯과 한계가 우리 가족이 마주한 가장 큰 현실이라는 걸 깨닫는다. 무엇보다도 조금이라도 더 나은 환경을 만들고자 노력할 여유없이 겨우 하루하루 출근만 해내는 나의 무기력이 이 괴로움의 가장 큰 이유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