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다독이기, 멀리서 응원받기
내가 매우 예민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고 난 이후부터는 마음이 조금 편했다. 테스트 결과를 맹신하는 것도, 내용을 절대적으로 따르려고 하는 것도 아니었지만 괜히 그랬다. 직장에서 어떤 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을 때 원체 예민한 성격인 탓에 크게 다가오는구나- 하고 그나마 스스로를 다독이고 다스릴 줄 알게 되었다.
마음이 꽤나 가벼워진 건 사실이지만 이미 엉망진창으로 무너져버린 나를 다시 일으킬 만큼의 힘은 챙기지 않았다. 그래도 가벼워진 마음 덕에 생겨난 빈 공간들 덕분에 작은 여유를 찾을 수 있었는데 이 공간을 꼭 좋은 것으로 채우고 싶었다. 나는 나를 바꾸고 싶었다. 다시 예전처럼 작은 것에도 웃음 지을 수 있기를 바랐다. 맛있는 커피와 빵을 먹으며 책을 읽는 일이나 아껴뒀던 영화를 보고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흥얼거렸던 순간들이 너무나 그리웠다. 하지만 그 순간 속에서 늘 함께 했던 나의 강아지가 이제는 내 곁에 없다는 사실이 또 나를 머뭇거리게 했다.
먼저는 몇 달 전 떠나보낸 강아지에게 온전한 인사를 건네야겠다. 네가 없어서 너무 힘들다고 탓 아닌 탓을 할까 제대로 마주하지 못했다고 그래서 미안하다고 했다. 나의 행복이 되어주어서 너무나 고마웠고 또 너무나 보고 싶다고 털어놓았다. 이제 네가 없이도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한다고 응원도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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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괜히 힘이 나는 날은 꼭 네가 나를 지켜보는 것 같아서, 잘하고 있다고 웃으며 꼬리를 흔들고 있을 것 같아서 마음이 따뜻해져. 고마운 마음을 표현할 길이 없어서 괜히 네 사진만 여러 번 쓰다듬게 되네. 다시 만났을 때 응원해 줘서 고맙다고, 덕분에 힘이 나서 이만큼 오래 아주 행복한 하루들을 보냈다고 얘기할 수 있을 만큼 잘 지내볼게. 우리 꼭 다시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