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한 번쯤은 짚어 볼 필요가 있어요.
예전에 눈치 안 보고 퇴근한 적이 있었는데 며칠 뒤 면담이 잡혔고, “누구는 야근하고 싶어서 하나요? 시안이 잘 안 나오면 나올 때까지 해야죠. 능력이 안되면 노력이라도 하세요.”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저런 피드백은 누군가에게는 좋은 자극이 될 수도 있지만 저에게는 전혀 좋은 자극이 아니었어요. '더 열심히 해야겠다' 보다 '난 실력이 없나 봐' 쪽으로 저를 자꾸 의심하게 됐거든요. 그런데 문득 '내가 디자이너라는 직업에 프라이드가 강하고 사랑했다면 주춤할지라도 더 잘하려고 노력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즉 어떠한 말에 상처 받을지라도 나 자신에게 강한 뚝심이 있으면 다시 일어날 힘이 있는 거죠.
저는 그 힘이 어디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제가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여러 관심 끝에 워크넷(고용노동부)에서 지원하는 '직업심리검사'를 발견했습니다. 보자마자 검사를 시작했습니다. 검사는 30분 정도 소요됐고 천천히 문항을 체크하며 뒤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결과는 1위 관습형, 2위 진취형으로 추천 직업은 회계사, 경영인, 사서 등이 나왔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또 알게 된 것이 있습니다.
관습형은 정해진 원칙과 계획에 따라 자료를 기록, 정리, 조직하는 일을 좋아하고 체계적인 작업환경에서 사무적, 계산적 능력을 발휘하는 활동에 흥미가 있다.
진취형은 조직의 목적과 경제적인 이익을 얻기 위해 타인을 지도, 계획, 통제, 관리하는 일과 그 결과로 얻어지는 명예, 인정, 권위에 흥미가 있다.
위의 풀이와 함께 ‘명확하지 않은 모호한 과제를 회피한다.’라는 말이 있었는데요. 디자인이라는 게 참 모호합니다. 팀장마다 스타일이 다르며, 클라이언트에 따라 취향도 다릅니다. 저 같은 사람에게는 엄청난 스트레스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거 같습니다.
A : "심플한 게 좋아~"
B : "포인트가 있으면 좋겠어"
C : "그냥 다시 하자"
지금은 디자이너가 아닌 사무보조로 일하지만 매일매일 정시 퇴근에 이렇게 글 쓸 여유도 있고 행복합니다. 당분간은 이렇게 일하면서 길을 만들어보려 합니다.
고용노동부 직업심리검사 https://www.work.go.kr/consltJobCarpa/jobPsyExam/jobPsyExamIntro.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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