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 베이비시터 구하기 꿀팁
새로운 베이비시터를 구하는 여정의 시작
첫 번째 베이비시터와의 잊고 싶은 기억을 뒤로 한 채, 다시금 새로운 베이비시터를 구하기 시작했다. 내가 9 to 6로 출근을 하고 있는 상태여서, 휴직할 때와는 달리 면접시간 조율에 제약이 생겼다. 평일 퇴근 후의 시간 혹은 주말에만 면접을 볼 수 있었다. 베이비시터를 구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업체에 컨택을 해야 하고, 전화통화를 할 일이 많다. 근무시간 짬짬이 전화를 하고, 전화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다 보니 난처하기도 했다. 그래도 몇 가지 원칙을 가지고 베이비시터를 구하니, 결론적으로 첫 시터와의 실패의 경험을 무릅쓰고, 꽤나 만족스러웠던 베이비시터를 만날 수 있었다. 이제부터 내가 일하면서 베이비시터를 구할 때 활용한 몇 가지 팁을 설명하려 한다.
1. 단순 인력매칭이 아닌 인력 관리를 해 주는 업체와 컨택했다.
베이비시터 관련 업체는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인력매칭업체와 인력관리업체. 이는 공식적으로 정해진 분류는 아니며, 내가 베이비시터를 구하려고 여러 업체를 알아보면서 나름대로 분류한 기준이다. 인력매칭 업체는 단순히 베이비시터와 가정만을 연결해주는 업체이다. 베이비시터라는 공급자와 가정이라는 수요자가 만나는 플랫폼이다. 인력관리업체는 해당 업체에서 베이비시터를 채용하고, 수요가 있는 가정에 파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러한 업체의 베이비시터들은 업체에서 준비한 일정 시간의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또한 베이비시터 일을 하면서도 정기적으로 집합하여 교육을 받기도 한다. 나는 인력관리업체에서 좋은 베이비시터를 구하기가 더 수월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인력매칭업체에는 아무나 들어와서 구인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베이비시터를 자신의 직업이라고 생각하고 조금이라도 소명감과 책임감을 가진 분을 만나고 싶었다. 따라서 수많은 베이비시터 관련 업체 중 인력 매핑을 넘어 관리해주는 업체들을 선정하여 컨택했다.
2.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량적, 정성적 요소를 정한다.
베이비시터를 구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내가 어떤 베이비시터를 원하느냐이다. 베이비시터를 구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정량적, 정성적으로 나누어볼 필요가 있다. 나는 정량적 요소 중에서는 나이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별이가 활동적인 아들임을 감안했을 때, 연세가 너무 많으신 분은 체력적으로 힘드실 것이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업체에 최대한 50대 베이비시터로 매핑을 요청했다. 60대 중반 정도의 분들을 면접보라는 연락이 많이 왔었는데, 과감하게 거절했다. 정성적 요소 중에서는 '아이를 귀하게 대해주실 분'을 최우선으로 중요하게 생각했다. 물론 아이를 귀하게 대해주실지 아닐지는 면접만으로는 알기 어려우며, 실제로 베이비시터에게 아기를 맡겨 봐야 알 수 있다. 즉, 운이 많이 작용하는 부분이다. 그래도 면접을 볼 때 우리 부부는 아이를 귀하게 대해주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렇듯 베이비시터를 구하는 가정에서도 베이비시터에게 원하는 바를 명확히 표현하는 것이 좋다. 좋은 케미를 유지하며 육아 동지가 되어야 하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기준을 명확히 하니, 면접 시 온화한 기운이 느껴지는 분들에게 호감이 갔다. 우리 가정이 원하는 바가 명확하니, 면접 시 "이 사람이다. 아니다."를 신속히 결정할 수 있었다.
3. 업무범위를 명확히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많은 면접을 거쳐 베이비시터를 구했다면, 그것에서 끝이 아니다. 이제 시작이다. 베이비시터에게 요청할 업무 범위를 명확히 해야한다. 그래야 베이비시터와 함께 하는 육아생활에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다. 베이비시터를 보내준 업체에서도 베이비시터의 업무 범위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명기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으므로, 세부적인 부분은 베이비시터와 협의하여 어디까지 베이비시터의 업무로 할 것인지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아기 젖병 및 이유식 식기 설거지가 베이비시터의 업무라고 치자. 설거지하고 젖병소독기에 넣어서 소독하는 것까지 요청할 것인지, 젖병소독기에서 소독된 식기를 정리해서 선반에 넣는 것까지 요청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이러한 결정의 과정에서는 베이비시터의 의견도 들어가며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좋다. 업무의 범위를 명확히 하는 과정에서 업무를 최소한으로 하려 한다던지, 부모가 요청하는 사항에 대해 싫어하는 티를 낸다던지 등 베이비시터의 태도가 보일 것이다. 이것 또한 향후 그 베이비시터와 육아동지로 거듭날 것인지 말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힌트가 되므로, 베이비시터와 세부적인 업무 협의는 반드시 거치는 것이 좋다.
4. 홈CCTV는 반드시 필요하다.
베이비시터를 고용한 가정에서 홈CCTV는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우리집에는 심지어 홈CCTV가 네 개가 있다. 화장실만 빼고 사각지대 없이 설치해놓았다. 나는 첫 번째 시터가 아이에게 짜증내고 화내는 모습을 홈CCTV를 통해 목격했고, 즉시 그 시터와는 작별을 고했다. 어쩔 수 없이 아이를 맡기고 일터를 나가야 하는 엄마들에게 홈CCTV는 우리 아기를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방어다. 면접 시에 우리집에는 홈CCTV가 네 개가 있음을 말씀드렸고, 이에 대해 싫은 티를 내는 베이비시터는 걸러냈다. 또한 예기치 않게 아이가 다쳤을 때 홈CCTV는 역으로 베이비시터를 보호할 수 있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아이가 어딘가 부딪혀서 상처가 났다고 하면 부모는 '혹시...베이비시터와 나쁜 일이 있었던 건 아닐까?'라고 본능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이 때 다친 것의 원인이 베이비시터의 학대가 아님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가 홈CCTV 영상이 되기도 한다.
여러모로 괜찮은 시터를 구하기 위해서도, 시터를 구한 뒤 껄끄러운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도 홈CCTV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또한 바쁘더라도 화장실 갈 때, 점심시간을 활용해서 홈CCTV를 꾸준히 들여다보는 것이 좋다. 좋은 시터라면 홈CCTV 영상을 통해 신뢰를 쌓고 마음 편히 아이를 맡길 수 있고, 나쁜 시터라면 하루 빨리 작별을 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