갬성(감성)은 소유하고 싶고 금액은 부담스럽고.
애플 유저에는 2가지가 있다.
보급형 과 고급형.
나는 보급형이 유저이다.
가성비, 가심비 따지는 궁상이 무슨 애플제품을 사용하냐 싶지만 갬성(감성)은 소유하고 싶은 나의 마음과 경제적 부담은 크게 지고 싶지 않은 마음의 타협점이라고 보면 되지 않을까라고 나는 말하고 싶다. 지나친 신용카드 사용은 가계경제를 흔들리게 할 수도 있기때문이다.
내가 아이폰을 사용하기 시작한건 3년전이다. 스마트폰은 전화랑 카톡만 잘 되면 되지 하는 생각에 갬성(감성)이나 디자인은 항상 배제됬었다. 그저 가성비 좋은 소니, 팬텍, 샤오미 위주의 스마트폰만 사용해 왔었다. 어느날 회사에서 동료들과 커피를 마시는데 스마트폰 얘기가 나왔다. 그 당시 나 빼고 전부다 애플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었다. 아이폰 자랑을 하면서 이번에 새로 나오는 버전을 살까 말까 고민을 옆에서 나는 듣고만 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안드로이드 시스템에 익숙해져 애플의 시스템이 마냥 불편했기 때문이다. 그건 둘째고 그 당시에 몇십만원씩 되는 아이폰을 사서 쓴다는게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다. 갬성(감성)값 치고 너무 비싸다고 느꼈다. 인터넷이나 주변 사람들로부터 아이폰이 자랑을 접할때마다 가끔씩은 ‘한번 바꿔볼까?’라는 생각이 들긴 했다.
늘 그렇듯 사건은 예기치 않은 순간에 다가왔다. 평소와 같은 금요일 퇴근시간전이었다. 동료들 중 한명이 새로나온 아이폰을 바꿨다고 자랑을 했다. 그 동료는 나에게 말했다. ‘인생 뭐있냐고 사고 싶은건 사야지’라고 말이다. 그 순간 머리가 띵했다. ‘그래 돈벌어서 사고 싶은거 사야지’ 하면서 충동적으로 애플 홈페이지 구매페이지를 클릭했다.
사실 이전에도 몇번씩 구매를 알아보던 참이라서 구매까지 가는데는 어렵지 않았다. 과감하게 금요일 저녁 구매를 결정했다. 물론 정가주고 사기는 내 마음이 허락하지 않아, 카드사 이벤트를 통해서 10% 저렴하게 구매를 하려 했었다. 결론은 할인 실패로 돌아갔지만 말이다. 지금 생각하면 할인 못받아서 너무 아쉽다.
할인은 포기하고 그 다음날 토요일 가로수길을 방문해 내 생에 첫 애플, 아이폰8을 수령했다. 고급형인 프로가 아닌 시작은 저렴한 보급형으로 말이다. 수령과 동시에 동료들에게 소식을 알렸다. 그 당시에도 궁상이미지 였기때문에, 반응은 다양했다. '고급형으로 사지 왜 보급형을 샀냐?'고 되묻거나 '어디 아프냐고 그럴사람이 아닌데 무슨일로 거금을 들여서 아이폰을 샀냐?' 느니 말이다. 아무튼 그때부터 애플제품과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어떻게 보면 같이 일하는 동료들 때문에 계속 애플제품을 구매했다. 그 다음은 아이패드 였다. 다들 멋있게 아이패드로 서류를 보고 애플팬슬로 필기하고 하는 모습에 혹했다. 또 다시 큰맘을 먹고 아이패드를 구입하기로 결심했다. 결과는 역시 아이패드 프로가 아닌 에어로 보급형을 골랐다. 굳이 프로까지는 필요없다고 나 자신을 설득하면서 말이다. 역시 아이패드를 구매하자 또 아이폰살때처럼 반응이 나왔다. '프로로 사지 왜 또 보급형을 샀냐?', '진짜 어디 아픈거 아니냐?', '주식으로 돈벌었냐?' 라는 질문들이었다. 사긴 했는데 막상 생각만큼 스마트하게 쓰지는 않았다. 프로를 안사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요즘 글쓰는데 아주 잘쓰고 있다.
애플유저들에게는 하나씩 병이 있다. ‘애플병’, 새로 제품이 나오면 구매해야지만 더 이상 생각나지 않는 일종의 상사병 같은 병이다. 아이패드를 사고나니 다른 제품들에 욕심이 들었다. 남은건 애플워치와 에어팟이였다. 이때부터는 멈출수 없었다. 애플워치 고급형인 6와 보급형인 se가 출시되자마자, 이번엔 누구의 의견도 필요없었다. 그냥 사고 싶었다. 결과는 당연히 보급형인 se를 샀다.
에어팟도 늦었지만 이제서야 구매를 했다. 물론 프로가 아닌 에어팟2로 말이다. 같은 시기에 애플워치6와 에어팟 프로를 산 동료는 마주칠때마다 고급형 자랑을 한다. 괜찮다, 애플워치 se도 에어팟2도 나에겐 차고 넘친다.
이제 남은건 노트북인 맥북이다. 맥북도 당연히 보급형인 에어를 눈여겨 보고있다.
맥북까지 사면 그 다음은 ‘애플카’가 눈에 밟힐까봐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