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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뚜벅이는 윤슬 Aug 04. 2020

다이어트 반, 습관 성형 최종 목표 도달!

106일간의 성공 히스토리 AtoZ

어제 퇴근 후 친구들과 창동역 근처 샐러드 카페에서 하얀 밀가루 식빵으로 만든 샌드위치를 먹었다. '흠 살 좀 찌겠지?' 지레짐작하며 양 조절만 주의하고 즐겁게 먹었다. 

집에 돌아와 여느 때와 같이 샤워 전 체중계에서 올랐다. 그런데 띠용? 이번 프로젝트의 최종 목표 체중보다 0.1kg 줄은 것이다. 드디어 다이어트 및 습관 성형 프로젝트의 최종 목표였던 체중에 도달한 것이다. 정확히 106일 만이다. 


체중 변화 관련

총 감량 체중은 프로젝트 시작 후로는 8.6kg, 작년 이맘때에 비해서는 12.1kg을 감량했다. 이전에 프로젝트 한 달 기점마다 기록했던 브런치 글을 살펴보니 1개월 차에는 1.8kg을, 2개월 차에는 2.6kg, 3개월 차에는 1.9kg을 감량했다. 그리고 4개월 차까지 아직 17일이 남은 시점에서 나머지 2.5kg을 감량했다. (월별 감량 폭은 오차가 아예 없지는 않으니 참고)

다이어트를 시작한 첫달에는 나에게 맞는 식단과 운동법을 찾지 못해 방황하다 2kg을 못 넘긴 것 같다. 그 와중에 정체기도 한몫했고. 

2개월 차에는 나와 맞는 다이어트 방법을 찾은 달이라 큰 폭으로 체중이 줄었다. 지금까지 하고 있는 다이어트 방식과 동일하다. 7일 정도 정체기가 있었지만 이때 굴하지 않고 꾸준히 하면 쑥쑥 다시 매일 빠지기 시작한다는 것을 깨닫기도 했다. 

3개월 차에는 더 감량할 수 있었는데 식습관을 고치기 어려워 벽을 넘지 못했다. 


프로젝트 룰

목표는 명확했다. 작년보다 12kg 감량하기 / 식습관 고치기 딱 이 두 가지. 

이 목표 아래 지킨 사소하지만 어려웠던 룰은 아래와 같다.

- 하루에 물 혹은 탄산수 1.5L 마시기

- 아침에 공복 유산소 운동 / 출근 시에는 계단 오르내리기

- 버스 한 정거장 전에 내려서 걸어가기

- 정한 홈트레이닝 매일 하기

- 탄수화물을 줄이기 (아예 안 먹는 것은 X)

- 매일 저녁 1시간 동안 공원 2바퀴 걷기


비용

요즘 다이어트하는 사람치고 돈이 거의 들지 않았다.

집에서 휴대폰으로 유튜브 틀어놓고 홈트레이닝을 해서 헬스장이나 필라테스 같은 비용이 들지 않았다. 굳이 비용을 책정하자면 매월 나가는 통신비일까?

식단도 뒤에 구체적으로 언급하겠지만, 마트에서 구입한 채소(양상추, 오이, 팽이버섯, 낫또, 두부, 샐러드드레싱)와 가장 자주 먹었던 바이오 무설탕 플레인 요거트 정도의 비용이 들었다. 집에 있는 날이 많았던 2개월 차까지는 집에서 만들어먹는 날이 많아 마트 비용이 월 10,000~15,000원 정도 나왔고, 3개월 차부터는 출퇴근을 해 다이어트 투자 목적으로 들어간 돈은 월 5,000원 정도다. 


식단

식단은 지금 처음 되돌아본다. 사실 식단이라고 하는 것이 살짝 민망한 것이 유튜브에 다이어트를 검색하면 나오는 수많은 식단처럼 야채&과일 많이 먹고 밀가루와 밥을 안 먹는 찐 다이어트 식단은 아니다.  '한 번 감량하면 평생 그 체중을 가지고 간다'가 목표였기에 평생 유지할 수 있을만한 정도의 식단으로 진행했다. 

2개월 차까지는 일반식의 비중이 20 내가 만들어먹거나 관리식으로 샐러드를 사 먹는 등의 비중이 80이었다. 가끔 가족 외식이 있거나 여행을 다녀오거나 치팅데이였던 날을 제외하고는 집에서 야채볶음이나 과일(수박, 방울토마토, 바나나, 포도)을 바이오 무설탕 플레인 요거트 위에 얹어 보울을 만들어 먹었다. 물론 외식할 때에는 양껏 먹었다. 이 때는 일반식을 먹는다고 조금 먹지는 않았던 것 같다. 애초에 외식할 때 식습관이 고쳐지지 않은 상태라 자극적인 것만 보면 눈이 뒤집혀서 불가능했다.

식단 루틴이 크게 바뀐 시점은 3개월 차부터다. 출퇴근이 시작되어 점심은 어쩔 수 없이 외식을 했고 그 횟수가 월 13번 정도 됐다. 이때부터 살 0.5kg씩 찌는 빈도수가 많아 다시 되돌리는 데에 많은 날을 써야만 했다. 양 조절이라도 잘하면 좋았을 텐데 그런 식습관이 생기지 않은채로 잦은 외식에 들어가다 보니 무너지는 날이 많았던 것 같다. 때문에 양심상 치팅데이를 넘기고 약속을 최대한 잡지 않는 것으로 최소한의 방어를 했던 달이다.

3개월 차에 양 조절을 시도한 끝에 4개월 차에 접어들어 지금까지 외식할 때의 양을 줄였다. 밥은 무조건 반 공기(가능할 때는 반 공기보다도 약간 적게), 면보다는 한식, 소시지 같은 반찬은 한 개씩맛만 보기 등을 실천하고 있다. 하지만 가끔 써브웨이나 햄버거는 먹는다는 점. 만약 햄버거를 먹었거나 칼로리가 높은 음식을 실컷 먹은 날에는 저녁은 굶는다는 생각으로 먹었다. (햄버거도 그 날 아침에 요구르트 정도만 먹고 저녁은 굶으면 살이 찌지는 않더라)

이와 더불어 현재는 하루에 탄수화물/단백질/지방과 식이섬유 등을 균형 있게 먹는 식단을 지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점심에 탄수화물을 먹을 가능성이 높은 요즘은 아침에는 최대한 나물반찬, 야채볶음, 생선 위주로 집밥을 먹고 있고, 저녁은 과일 조금 혹은 샐러드를 먹는다. 물론 저녁때까지 배가 안 고플 정도로 점심을 먹었으면 용기 있게 패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내내 먹을 때마다 사진을 찍어 장 수가 너무 많아 이 만큼 다양한 음식을 먹었다는 정도가 드러날만한 사진만 추렸다.

뭐 많이도 먹었네. 이렇게 먹어놓고 무슨 빵이 먹고싶고 치킨이 먹고싶다 징징댔을까?


운동

프로젝트 시작 전까지 운동은 죽어도 안 하는 모임의 골수팬이었기에 이번 프로젝트에서 가장 힘들어했고 하기 싫어했고 그래서 가장 대견한 영역이다. 

일단 프로젝트 기간 동안 매일 한 운동은 아래와 같다.


1) 홈트레이닝- 다노 전신 5분 인터벌운동

https://youtu.be/Jaz5 BknS3 Ss

운동 초보자가 하기에 딱 좋은 운동이다. 딱 5분만 시간 들이면 되고 인터벌 운동이라 20초 고강도 운동하고 20초 쉬고 20초 또 동작하고의 반복이라 난이도가 무난한 편. 운동이 습관이 되지 않았고 하기 싫을 때 선택하면 좋은 운동이다. 

2) 홈 트레이닝-다노 전신운동 동작 BEST 5 (베이식 버전만)

https://youtu.be/Fzt8sXgeO_A

처음에는 어렵다. 다노에서는 과식한 날 이 운동을 끝까지 따라 하면 다시 체중이 돌아온다면서 소개하기도 했는데 끝까지 따라 할 수가 없다. 자세가 너무 어려워서. 그래서 영상 제일 처음에 나오는 베이직 버전 BEST 5 동작만 하고 있다. 고강도 운동이라 처음에는 많이 힘들지만, 그만큼 효과를 많이 보는 운동이다.


3) 홈 트레이닝-땅끄부부 전신 칼로리 태우는 운동 15분

https://youtu.be/swRNeYw1JkY

위의 영상들보다 훨씬 먼저 시작했던 영상이다. 층간소음도 없는 동작들이고 15분이면 끝이나 처음에는 이 영상만으로 운동을 시작했다. 그렇다고 해서 쉬운 것은 절대 아닌 것이 동작 난이도는 다노 BEST 5 영상보다 훨씬 쉬운 편인데 근력을 많이 쓰는지 땀이 뻘뻘 흐른다. 3세트까지 있는데 3세트는 지옥의 맛.


4) 공복 유산소 운동

출퇴근을 하지 않는 날이나 주말에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모자 쓰고 근처 공원으로 향했다. 공원이 커서 2바퀴를 돌면 1시간 10분 정도가 흘러 다이어트에 걸맞은 유산소 운동을 하기에 좋다. 빠른 걸음으로 1바퀴 그것보다 조금 천천히 1바퀴를 돌면 끝! 처음에는 아침운동 나가는 것만으로도 눈 뜨자마자 징징댔는데 이제는 곧잘 하고 있다.


5) 저녁에 공원 1시간 두 바퀴 걷기

4번과 같은 행위를 동일하게 해가 지고 하면 된다. 홈트레이닝을 하면서 안 하려고 했는데 엄마가 끌고 나가서 몇 번 투덜대면서 한 것이 습관이 되었다. 엄마 감사!


위 운동들만 가지고 요리조리 섞어 진행했다. 1개월 차가 다 차지도 않은 초반에는 3번만 매일 했고, 이후부터 2개월 차까지는 나머지 운동을 모두 추가해 매일 진행했다. 3개월 차 중반부터는 운동의 순서를 바꿨다. 본래 홈트레이닝 영상들도 다 따로따로 하고 싶은 때에 했는데, 출퇴근을 하면서 한 번에 묶어서 땀을 많이 빼는 방향으로 변경했다. 현재는 4→2→1→3→5번 순으로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렇게 진행하면 이전 체중에서 0.1~0.2kg이 감량된다.


스스로 경험한 변화

체중과 별개로 느낀 변화들이 몇 가지 있다. 

첫째는 야채를 더 좋아하게 됐다. 본래 편식을 안 해 야채를 잘 먹었지만 야채 본연의 맛을 더 잘 알게 되어 별 다른 간을 하지 않고 야채만 볶아 먹어도 그리 불만이 없어졌다. 

첫 번째 변화의 연장선으로 자연스레 비건 레스토랑이나 카페에 관심이 많아졌다. 실제로 저녁에 콩고기 햄버거를 먹은 날 오히려 살이 빠지기도 했다. 살이 안 찌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건강에 좋은 점이 마음에 든다. 먹어도 속이 더부룩한 일이 없다.

세 번째, 허리가 눈에 띄게 줄어 모든 바지의 허리가 커지고 타이트했던 상의들이 헐렁해졌다. 이건 모든 다이어트 성공 경험자들이 느끼는 변화이기에 특별하지는 않으나 신기하다. 입던 옷이 크고 바지가 내려가다니.

네 번째, 배가 고프지 않을 때는 음식을 입에 넣지 않는다. 노력 끝에 얻은 귀한 습관이다. 본래 일단 먹기 시작하면 바닥을 보일 때까지 먹는 식탐이 있었는데 이제는 적당히 먹었다-싶으면 수저를 내려놓는다. 예전에 매일같이 느끼던 터질듯 한 배부름이 좋은 기분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무엇보다 중요한 변화는 할 수 없다고 생각한 일을 해낸 것이다. 나는 스스로 살을 뺄 수 없다고 생각했다. 엄마가 핀잔을 줄 때마다 서러워하기만 하고 사고 싶은 옷이 안 맞을 때마다 스트레스로 더 먹어 성공 가능성을 단 1도 생각하지 않았던 내가 결국 '건강'을 얻게 됨으로써 못 할 것은 없다는 확신이 생겼다. 나도 끈기가 있었다. 2016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어도, 일기를 몇 년째 쓰고 있어도, 동네 뒷산 약수터만 가봐놓고 덜컥 한라산을 왕복 7~8시간을 올라갔다 와도 그건 끈기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냥 어쩌다 그런 거지 뭐'라고 답했는데 다 내가 갖고 있는 끈기의 일부였다는 것을 확인한 계기가 되었다. 지인들이 동생이 '너는 부지런하고 끈기가 있어'라며 말을 해도 믿지 않았는데 다 사실이었다는 생각에 장점을 발견한듯해 자존감이 많이 높아졌다. 

최근 최선을 다해 준비해서 지원한 활동들에 불합격해서 마음 한 구석에 '진짜 내가 못하나'싶었는데 태세 전환 성공이다. 내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아직 때가 아니라고 생각하자. 지금처럼만 꾸준히 하자. 기어코 다이어트 프로젝트를 성공해 낸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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