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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와 달 May 17. 2023

기다림의 추억

후드득

지붕을 두드리는 빗소리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빗물받이 물동이의

두근대는 마음처럼 들려오는

그 다정한 기다림의 품속에서

가난한 이의 시름이 잠시 잊힌다


미소를 머금고 다가오는 눈빛들 쑥스러워

괜히 딴청 피는 듯한 모습에 오버랩되는

오래전 너의 집 앞 풍경

그때 그곳

기다리는 마음이 지치지 않았던 이유

너의 눈동자에서 넘쳐흘러 나를 채운

눈부신 푸르름

환하게 번져오던 초원의 빛이여!


바쁜 걸음의 도시에서

전동차를 기다리며 잠시 숨 고르는

마음 가난한 이에게

지붕 지나쳐 온 빗물 맞이하려는

물동이의 다정한 기다림은

낯설지 않은 추억의 반가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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