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자루 없이 꽃이 나무를 덮는 나무, 박태기나무

도시에서 화목을 꿈꿉니다.

by 김영하

벚꽃이 지고 잎이 피어나는 봄이 깊어갈 무렵, 아직도 잎보다 꽃이 먼저 피어나는 나무가 있습니다. 꽃자루 하나 없이 거친 나무껍질에 직접 몸을 맞대고 진 보라색으로 피어나는 그 꽃, 바로 박태기나무입니다.

밥알을 닮아 박태기나무.jpg 밥알을 닮아 박태기나무

박태기나무라는 이름은 꽃 모양이 마치 밥알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옛사람들은 배고픈 보릿고개를 넘길 무렵, 가지마다 풍성하게 매달린 이 진보라색 꽃송이들을 보며 하얀 쌀밥을 가득 담은 밥그릇을 떠올리곤 했습니다. 그래서 이 나무는 '풍요'를 꿈꾸는 희망의 상징이기도 했습니다. 북학에서는 꽃잎이 구슬을 닮은 듯하다고 하여 '구슬꽃나무'라고 합니다. 그리고 서양에서는 예수를 배반한 유다가 목을 매어 죽은 나무라고 하여 '유다나무'라 부르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꽃과 다르게 꽃자루가 없는 박태기나무의 꽃은 꽃자루가 없기에 비바람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고, 나무의 수액을 가장 가까이서 전해 받으며 그토록 강렬한 진보라색을 띨 수 있게 된 것은 아닐까요! 녹색 잎들이 피어나도 공원녹지에서 자라는 박태기나무꽃은 어디서나 눈에 띄니까요.

꽃자루 없이 꽃이 나무를 덮는 나무.jpg 꽃자루 없이 꽃이 나무를 덮는 나무

이런 박태기나무꽃에는 독이 있어, 아름다움에 취하여 밥알처럼 꽃잎을 따서 입속에 넣으면 안 됩니다. 반려견이 먹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꽃에는 독이 있지만, 껍질과 뿌리는 약으로 사용된다고 <동의보감>에 나와 있습니다. 삶은 물을 마시면 오줌이 잘 나오며, 중풍과 고혈압을 비롯한 부인병에도 좋다고 합니다. 독이 되기도 하며, 약이 되기고 하는 나무입니다.^^ 독과 약은 종이 한 장 차이라고 합니다. 삶에서 무엇이 약인지, 무엇이 독인지 구별하는 것은 우리의 선택과 지혜에 달려 있다고도 합니다. 우리가 선택한 행동이나 결정이 인생에서 치유가 될 수도, 해가 될 수도 있음을 의미합니다.


우리 삶을 회복하기 위해 자연치유가 절실한 지금, 우리 주변의 식물들을 가치 있게 바라보는 결정이 필요할 때입니다. 여러분들은 인생 치유를 위해 지혜로운 사람이 되길 응원합니다.

박태기나무 열매를 본다면 화려한 꽃과 너무 다른 모습.jpg 박태기나무의 잎은 손바닥 반 정도의 크기로 하트모양입니다。 꽃이 지고 잎이 피어나면 살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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