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도록 해왔다고 반드시 잘하는 건 아니다

내가 걷기 경력만 40년인데!

by 케잌

1. 걷는 법을 새로 배웠다.

2. 걸을 때 뒷발바닥에 골고루 힘을 주며 땅을 밀어야 하는데 발목이 유연하지 않다 보니 이게 불편하다.

3. 좀 더 편한 자세를 찾아 발은 팔자로 벌리고 뒷발은 땅에 끌리지 않을 정도로만 들어 올린 다음 옆으로 돌려 빼서 걷는다.

4. 보폭도 좁고 이리저리 흐느적거리고 땅에서 스케이트 타듯 발목을 옆으로 차 내면서 터덜터덜 걷는 내 모습을 거울로 확인하고는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5. 걷기 뿐 아니라 의자에 앉는 것, 앉았다 일어나는 것, 계단을 오르는 것 모두 몸에 무리가 가는 자세로 해왔다는 것도 알았다.

6. 몸에 약한 부분이 있으면 동일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주변 부위가 부담을 떠안게 되고 그게 계속되다 보면 몸이 뒤틀린다.

7. 뒤틀린 자세를 의식적으로 잡아보려고 하니 아주 쉬운 일상동작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 데다가 평소에 안 쓰던 근육들이 이제 와서 왜 자길 괴롭히냐고 아우성이다.

8. 걷고 뛰고 숨 쉬는 것 것쯤이야 아가 때 이미 스스로 터득한 우리지만 ´잘’ 하는 건 한 번도 배우지 못했다.

9. 우리는 종종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을 배우지 않아도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10. 40년만에 깨달은 사실은 잘 걷는 건 정성스런 연습이 필요한 일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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