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브로커, 가족의재해석 속 뜬금없는 미장센
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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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재해석
전혀 다른 세상 속에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적어도 20여년 넘게 살아온 이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아니 어쩌다 모이게 됐다. 영화는 이렇듯 '얽혀' 가는 사람들을 보여주는데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 '가족'의 모습을 형성해가는 구도를 담았다. 가족이 되기에는 저마다 너무나도 슬픈 사연을 가지고 있으며 그 아픈 이야기로부터 얽히고 설키게 된 이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가 그 속에서 치유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영화는 결국 옆에서 조용히 내 마음을 다독여줄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가족이고 그것은 혈연조차 뛰어넘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배운적 없는 모성애
영화 속 소영(아이유)은 어쩌다 아이를 임신하게 된 '아이엄마'다. 애초에 본인도 엄마로부터 버려졌기에 모성애를 배울 수 있는 기회조차 없었지만 결국 본능적으로 알아가게 된다. 알면서도 아이로부터 본인을, 본인으로부터 아이를 떼어내려고도 했지만 그럴 수 없게된다. 소영은 정신적으로 '성장'이란 것을 하게되기 때문이다. 영화는 초기 형편없던 캐릭터가 점차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어쩌다 얽히게 된 가족같은 이들 틈 속에서.
뜬금없는 미장센
감독의 뜻인지 받아들이는 나의 자의적 해석인지는 모르겠으나 영화 곳곳에 다분히 의도적인 장면들이 있었다. 이를테면 애초 소영이 등장할 때 비련의 주인공이 등장할 때면 반드시 등장하는 억수같은 비가 내리는 장면이라든가, 동수(강동원)가 소영과 함께 탄 관람차 안에서 소영이 울며 얘기할 때 굳이 손으로 눈을 가려줬던 장면이나, 상현(송강호)과 동수 소영 해진 모두가 함께 숙소에서 머물 때 소영이 갑자기 누워 "태어나줘서 고마워"를 남발하는 장면 등이 그렇다. 이 장면들은 오히려 몰입도를 흐뜨려놓았다고 생각했는데, 이는 캐릭터들이 성장할 시간이 충분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관객에게까지는 제공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얼마 전까지 불법으로 아이를 인신매매하려던 동수가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소영의 정신적 지주가 돼 버린 듯 했는데 그런 동수 앞에서 줄줄이 본인의 속마음을 읊는 소영의 모습도 부자연스럽다. 소영 역시 아무런 죄책감 없이(없는 척일지라도) 자신의 아이를 팔아넘기려던 사람이 갑작스레 입체적으로 변하면서 생각이 성숙해졌다는 모습을 보여주기에는 이를 설득할 수 있는 명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결국 잔잔한 분위기 속에서 은근한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보길 바랐던 것 같다. 감독의 의도가 욕심이 돼 버려 납득할 수 없었던 일부 장면을 제외하고는 꽤 신선한 소재(베이비박스)를 영화의 장면으로 끌고 들어왔다는 것에 큰 여운을 느꼈다. 소재 하나만을 놓고도 무궁무진한 상상의 세계와 그 속 인물들을 만들어내는 작가와 감독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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