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에서

회고록

by 유경

그날 밤 그 애는 내 손목을 두 손으로 부여잡고 울었다 꽉 쥔 손이 억세기라도 할까봐 갓 태어나 떠는 짐승을 돌보듯 여리게 고쳐잡으며 숨을 여러번 멈추었다 윽, 윽 끊어가며 우는 너의 머리 위에다 내 것처럼 차갑지 않은 따뜻한 손을 뜯어다 얹어두고 싶었다

병실 밖에서는 건강한 이들이 무심코 쿵쿵 발자국 소리를 내며 걸어다니고 그 소리가 문 앞에 멈춰서지 않아서 너는 계속 울었다 으레 난로 돌아가는 소리도 없이 고요한 그곳에서 네 슬픔이 간신히 어룽져 심장 위로 떨어지는 소리만 크게 울렸다 왜 너는 또렷하게 울지도 않고 두려운 눈도 하지 않고 목 끝에 걸린 슬픔조차 상냥하게 삼키다가 내가 잠들고 나서야 희미하게 끊어지듯 앓는 걸까 울음 끝 묵음들마다 식어버린 내 손이 사무쳐 차라리 앓는 것이 열병이면 싶었다


꺼내지 않은 수많은 말로 눈가를 발갛게 적신 그 애가 뺨을 훔쳐낼 즈음 나는 눈을 뜨고 그 애는 나를 보고


그 애는 아침 인사를 건네듯 희미하게 웃었다 기어이 손을 뻗어 만진 네 몸이 뜨겁게 들썩이고 있어서 나는 너를 안고 싶었다 두 사람 몫의 슬픔을 증발시키느라 뜨거워진 체온을 심장까지 다정하게 끌어안아 식혀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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