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라면 어떤 것도 상관없나요
지난 주말, 오랜만에 정말 아무 일정도 없는 주말을 보냈다. 금성과 함께 밥을 차려 먹는데 문득 깨달았다. 우리가 쓰는 그릇, 손에 닿는 물건, 식탁 위에 올라온 음식들 하나하나에 청도의 사람들이 겹쳐 보인 것이다.
과일도 돌잔치 때 세인이가 선물로 준 그릇과 일본 여행에서 사다 준 손수건, 이사 선물이라며 오마이북 사장님이 건네준 프라이팬, 그리고 토마토와 반시 농사를 짓는 친구들이 건네준 과일들까지. 우리는 분명 둘이서 밥을 먹고 있었는데, 식탁 위에는 그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함께 앉아 있는 것 같았다.
요즘 자주 듣는 노래가 있다. 브로콜리너마저의 ‘춤’이라는 노래인데, 가사가 내 마음에 콕 박힌다.
함께라면 어떤 것도 상관없나요
아니라는 건 아니지만 정말 그런 걸까
함께라는 건 그렇게 쉽지 않은데
그만큼 그만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청도에서 받은, 그리고 받고 있는 사랑은 낯설다. 때로는 과분하고, 때로는 무서울 만큼 커다랗게 다가온다. 나에게 함께라는 것은 여전히 어렵고, 사랑은 여전히 두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탁 위에 놓인 이 마음들을 생각하면 함께라면, 정말이지 어떤 것도 상관없는 것이다.
기록한 사람 | 지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