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스위머스 유럽 투어 일지 #0. 많은 날들의 처음
누군가 나의 음악을 원해서 어디론가 나를 부르는 것. 오직 나 자신만을 위로하기 위해 모든 것을 시작한 음악가에게도 내가 만든 무언가가 나 아닌 어딘가에 가 닿았다는 것을 실감하는 순간은, 소중할 것이다.
스위머스가 영국의 리버풀 사운드 시티로부터 초청받았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여러가지 생각이 머릿속에 뒤엉켰다. 그중 딱 한 가지 선명한 사실이 있었다. 내가 이 소식을 오래전부터 기다려왔다는 것. 의식하고 있었든 그렇지 않았든, 간절했든 체념했든, 나 대신 나의 음악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닿았으면 하는 마음은 늘 거기 있었으니까.
그래서 스위머스의 첫 영국 투어가 아주 많은 날들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믿으며 이 투어를 준비했고 다녀왔다. 결코 쉽지 않았지만 빛나는 순간들이 있었다. 일을 위한 출장과 마음을 흘리는 여행의 중간 어디 즈음에서, 내가 하고, 겪고, 보고, 듣고, 깨닫고, 느꼈던 것들에 대해 적을 것이다. 나를 흔들었던 모든 것에 대하여.
이 일지를 나의 개인적인 비망록으로 만들지, 새롭게 투어를 떠나게 될 다른 음악가들을 위한 안내서로 만들지, 우리 음악의 팬들을 위한 밴드 스위머스의 좌충우돌 해외투어 경험담, 또는 성장기로 만들지 잠깐 고민을 하기는 했다. 결국 모든 것을 뒤섞은 무언가가 될 것 같다. 누군가에게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으면 하고, 누군가에게는 그럴듯한 읽을거리가 되었으면 하고, 또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
스위머스의 첫 번째 해외투어는 2017년 5월 18일부터 6월 6일까지 총 19박 20일, 약 3주 정도의 기간이었고, 스위머스 멤버 조민경(나), 장선웅(드러머), 이평강(기타리스트), 그리고 오름 엔터테인먼트 최인희 대표님까지 4명이 여정을 함께 했다.
영국의 런던, 리버풀, 레스터, 그리고 독일의 베를린에서 공연하기 위해 출국했고 모든 공연을 잘 마치고 돌아왔다. 그간 있었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