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다니던 캐나다 토론토의 겨울은 남극의 혹한은 아니었으나 추위를 체감하기에는 충분한 곳이었다.
기숙사를 나와 강의실까지 꽁꽁 싸매고 가도 입김과 콧김 때문인지 얼굴 주변과 머플러에는 하얗게 늘 어린 고드름이 달렸다. 그리고 실내에 들어서면 금세 볼이 빨개지는데 난 그게 너무도 싫어서 수강신청 때면 강의실 동선을 최적화하는 웃픈 상황까지 발생했었다.
그렇게 동동거리며 학내를 누빌 때, 그 겨울 나를 녹여주고 위안을 주던 토피넛라테는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11월부터 12월까지만 판매하는 시즈널 메뉴라 아쉬우면서도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기다려지는 메뉴가 되었다. 추위를 많이 타는 나로서는 그렇게 추워하며 나중에 내가 자녀를 낳으면 절. 대.로. 따듯한 곳으로 유학시켜 줘야지 하는 막연하고도 쓰잘대기 없는 상상도 하곤 했는데...
하여튼, 올해도 토피넛라테의 계절이 돌아왔다.
특이한 점은 단풍이 초겨울 추위와 함께 찾아온 것 같은 느낌! 가을인지 초겨울인지 알 수 없는 경계의 그
애매모호함 어딘가를 지나는 것 같다.
회사는 막바지 매출을 위해 열심히고, 내년도 사업계획을 위해 모두가 분주하다. 아이들은 그 사이 많이 커서 제법 내 곁에 와서 많은 것들을 말해준다. 큰아이의 기숙사 생활에서 겪는 이야기들, 싱가포르 학교로 교환학생 체험을 일주일 남짓 가는데 지원해보고 싶은데 경쟁률이 치열할 것 같아 걱정이라는 이야기들.. 또 작은 아이는 요즘 푹 빠져있는 귀멸의 칼날 시리즈에 심취되어 나를 도우마(악당 중 한 명)라고 부르며 매일같이 칼로 나를 멸하곤 한다. 그래도 어찌나 다정 한지, 내가 자고 있으면 와서 꼭 안아주고 볼뽀뽀는 기본으로 해줘서 밥 차려주고 키워주는 보람을 아주 톡톡히 느끼는 중이다.
제목은 토피넛라테지만, 그저 요즘의 내 일상인 이야기. 아마도 커피와 함께 차곡히 쌓여가는 추억의 깊이감이 내게는 더 특별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