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새벽 주간 리더
사랑하는 아새언니들!!!
벌써 금요일이 되었어요:D 중간에 서울도 다녀오느라 저에게는 의미 있는 한 주였는데요! 방금 일어나 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소식까지 들으니 제가 다 마음이 벅차고 행복한 하루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아이의 말을 통해 제가 느꼈던 사랑을 전하며 새벽을 열어볼게요♡
<아빠를 사랑하는 아이의 말>
24년 5월 27일
잠이 들락 말락 하던 늦은 밤 현관에서 들려오는 번호키 소리. 반수면 상태였던 나는 그냥 누워있었는데 옆에서 이든이가 후다닥 일어나더니 "아빠!"를 부르며 거실로 나간다. 아빠를 환영하며 "밥은 먹었어?" 하고 물어보는 아이의 말에 나도, 남편도 마음이 뭉클했다. 우리 사회에서 '밥 먹었니?', '밥은 먹고 다니냐', '다음에 밥 먹자' 하는 '밥'의 의미는 단지 먹는 밥으로의 의미만 들어있는 게 아니었다. 그것은 사랑이었다. 그 인사를 할 줄 아는 아이가 감동스러운 밤. 아이에게 더 배우는 밤이다.
24년 8월 12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키당번으로 일찍 출근해 없는 아빠를 생각하며, 아빠가 오늘 일찍 올 거냐고 내게 묻는다. "아~ 오늘 이드니가 늦게 일어나서 아빠를 못 봤네!" 하며 아쉬워하는 사랑둥이! :)
<이레에게>
24년 4월 19일
"이제 그만 자자 얘들아~~ 자자, 자자~~" 하는데 이레가 퍼즐을 들고 방으로 왔다가 다시 나갔다 하며 말을 듣지 않고 었다. 그러다 과일 장난감들이 들어있는 통을 통째로 갖고 오더니 갑자기 이불 위로 와르르 쏟아버리는 상황!! 이든이가 옆에서 얼마나 깔깔 웃던지! 그러면서 하는 말이 "아이고~~~ 고맙다~~~~~~" (ㅎㅎㅎ) 형도 너처럼 장난치고 싶었는데 네가 대신 개구쟁이짓을 해줘서 고맙다는 표현이었을까. 아이의 말이 너무 웃겨서 화를 낼 수가 없었다.
24년 9월 29일
이레가 우리가 주는 밥은 "시여!!!(싫어)" 하며 절대 안 먹고 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든이보고 이레에게 밥을 한 숟갈 먹여달라 하니 갑자기 "슝~~ 비행기가 출발합니다~~~" 하면서 이레 입속으로 밥숟가락을 들여놓는 게 아닌가. (ㅎㅎ) 어디서 저런 걸 보고 기억했는지, 다 큰 어른처럼 동생을 대하는 모습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형아가 주는 밥은 좋다고 깔깔대며 잘 받아먹는 우리 이레. 우리 아이들, 많이 성장했구나! 이제는 시간이 천천히 갔으면 좋겠다. 이 소중한 순간들이 내 기억창고에 잘 저장되었으면 좋겠다.
<엄마에게>
24년 4월 29일
아침 등원 전이 전쟁이었다. 이레가 왜 이렇게 징징징 울고 보채는지. 나도 독박육아에 힘이 부치거나, 남편에게 짜증이 나는 날은 꼭 불똥이 아이들에게 튀었다. 결국 이레에게 등짝 스매싱을 가했다. 그냥 앉아서 책 한번 더 읽어줬으면 될걸.. 나는 뭐가 그렇게 급해 아이들을 빨리 등원시키려고 했을까. 이 쪼꼬만 아이가 무슨 잘못이라고.. 모든 것을 보고 느낀 이든이가 내게 말했다.
"엄마엄마~ 나 혼자 세수할 수 있어요!
양치도 내가 다 할 수 있어요! 이레 책 많이 읽어주세요!"
... ㅠㅠ 그래, 너라도 있어 산다. 한놈이 지랄하면 한놈이 눈치 보고. 돌아가면서 눈치 챙기는 니들이 있어 산다~~~!! 하. 나란 엄마란..
24년 8월 13일
자기 전에 불을 다 끄고 누웠다. 이든 이레가 서로 손수건을 던지며 장난하다 내 몸 위로 이든이가 엎어질 뻔 한 상황!! 순간 긴장한 나머지 윽소리나게 허리가 찌릿했다. 이든이가 엄마 허리뼈 뿌러질뻔했냐며..@.@ 엄마 허리 다치면 병원에 입원해야 한다고 했더니 "안돼~~~ 내 엄마 아프면 안 돼~~" 하는 애교쟁이다. '내 엄마'라는 단어가 너무 좋다. '내 딸'이라는 단어는 들어봤어도 '내 엄마'는 잘 들어보지 못했던 것 같다. 나도 나중에 엄마한테 '내 엄마'라고 불러드려야지!
+α 이레가 나에게
24년 8월 18일
낮잠에서 빨리 깬 이레 옆에 가 다시 재우려고 누웠다. 토닥이는데 영 잠을 잘 것 같지 않은 기세.. (ㅠㅠ) 그냥 포기하고 이레를 보고 미소를 지어주었다. 내 얼굴을 만지며 "예쁘다" 하는 우리 이레:) 오메 이 사랑꾼을 어찌하노..!! 감격해서 우리 이레도 예쁘다 해주니"엄마 눈~ 엄마 코~" 하며 내 얼굴을 만지는 사랑둥이다. 밤에는 불을 끄고 자기 전, 아이들을 쓰다듬으며 뽀뽀해 주는데 갑자기 또 "타랑해~~~"하고 말해주는 우리 이레!
오늘은 복 터진 날:) 아이들을 키우며 힘든 시간보다 찐으로 사랑받는 이 시간들이 있어 살아간다.
아이의 말들을 찾고 쓰 보니, 제 눈치를 보며 했던 말들이 꽤 있더라고요. "엄마, 설거지 힘들어?" (남편 때문에 빡쳐서 한숨 팍팍 쉬며 설거지할 때), "엄마 나 이제 웃어도 돼?" (아이들에게 화내는 데 낄낄거리니 웃지마!! 엄마가 힘든 게 웃겨?!! 하며 윽박질렀을 때) 하는 말들 속에 저의 부족한 모습이 보여서 씁쓸했습니다. 그러나 완벽한 엄마가 될 수는 없는 거니까요!
앞으로도 아이와 즐겁고, 슬프고, 행복하고, 화가 나는 다양한 감정들을 함께 하며 지혜롭게 나아가볼게요:D 이번 주 저의 글과 아이들을 예뻐해 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언니들!!! 따뜻한 주말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