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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회고글

늘 이번달만 같았으면 좋겠다..^^

by 온느

1월을 생각지 못 하게 너무너무 정신없이 보냈기 때문에 최대한 잔잔하고 평온하게 보내려고 했던 2월이었다. 지난번 글에서도 적었듯이 포기를 적절하게 실천했다. 포기에 대한 아쉬움과 죄책감이 조금은 강박이나 집착이었다고 느끼고 ‘내려놓기’라고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을 의식적으로 가져본 한 달이었다.


1. 몸과 마음이 여유로운 한 달


2월은 1월보다 한결 여유롭고 마음이 편했다.

연초라서 그런지 회사 일 또한 크게 바쁘지 않아서 외부 환경과 나의 마음 상태가 잘 맞아 떨어진 한 달이었다. 놀랍게도 지난 1년 중 가장 몸과 마음이 여유로운 시간이었다…!


주말에 아무것도 안 하고 거의 집에만 있어보기도 하고 (이런 일이 정말 드물었다) 혼자만의 시간을 최근 들어 가장 많이 가져서 온전히 충전이 되었고, 매우 만족스럽다.


2. 홈트


비록 홈트지만, 운동을 가장 꾸준히 한 한 달이었다. 홈트의 가장 큰 맹점은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인데 (괜히 돈 쓰고 시간 쓰며 운동을 등록하는 게 아님..) 매일 10분 이상 운동하기를 꾸준하게 지켰다. 마음의 여유가 있었던 덕분이고, 그간 많은 작심삼일 시행착오를 경험했기에 홈트 결심을 지키는 데 실패하는 패턴을 파악했던 것도 주효했다고 본다.ㅋㅋ ‘5분만 해도 좋으니 일단 동작 하나라도 하자’라고 가볍게 마음 먹었던 것이 효과가 좋았던 것 같다. 꾸준히 하니까 처음에 힘들었던 동작도 더 많이 할 수 있어서 점차 선순환이었던 것 같다. 이번주는 컨디션 난조와 주 후반부 갑작스러운 야근으로 월~금 내내 운동 스킵했는데 오늘부터 다시 해봐야겠다.


3. 에어비앤비 프로젝트


여유가 있어서 올해 결심한 에어비앤비 프로젝트를 본격 가동하기에 타이밍이 잘 맞았다. 마음은 먹었지만 다른 스케줄이 바빴다면 생각만큼 시간을 내지 못 해서 스트레스 받았을텐데 마침 환경이 잘 받쳐줘서 순조롭게 시작할 수 있었다. 운이 좋았다.

1월부터 조금씩 알아보기 시작했고, 2월에는 강의를 하나 들었고, 듣고 마음에 들어서, 강의한 분이 진행하는 일명 ‘다마고치 프로젝트’ 라고.. 실제 행동을 위한 강제성 부여 챌린지에 참여했다.

보증금 50만원을 걸고 5주차로 진행, 매주마다 미션을 달성하지 못 하면 1주마다 10만원씩 까이는 챌린지다.. ㅎㅎ

에어비앤비는 매물 찾기가 90% 이상이라고 할 정도로 매물 찾는 것이 지난하고 힘든 과정이다.

날도 춥고, 주말이면 엉덩이가 무거운지라 (월-금 출근하고 나면 뻗어서 토요일은 집에 누워 있고 싶은 거 국룰 아니냐고..) 나를 움직이게 하려면 강제성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신청했다.

이번주가 1주차여서 미션 달성을 위해 부동산 방문을 했는데, 몸과 마음이 지치는 것도 분명하지만 나름 재밌었다.

아직은 막막해 보이는 일이지만, 결과를 내기 위한 행동을 시작했다는 것만으로도 일단 기분이 좋다.

역시나 직접 몸으로 부딪혀봐야 깨닫고 느끼는 것이 있다는 것도 다시 한 번 절감했다.

5주간 미션을 잘 달성해서 보증금 안 까이고, 매물도 구하는 것이 목표다..!


4. 노션의 신세계를 만나다


독서모임 정리하는 걸 협업하면서 노션을 처음 직접 써보게 됐다. 그 전부터 노션이 생산성을 높여준다는 극찬을 많이 들어서 궁금하긴 했으나, 당장의 필요성이나 활용도를 몰라서 ‘굳이 알아야 하나?’ 라고 생각하며 쳐다보지 않았다. 그런데 이 기회에 설명도 듣고 이것저것 조금씩 건드려보니까 오 이거 신세계다!

기록하는 건 좋아하고 많이 하는데, 핸드폰이나 클라우드에 낱장으로 돌아다니는 기록들을 잘 관리하지 못 해서 활용을 잘 못 하고 있었는데 노션이 답이었다.

아직 매우 초보적으로 쓰고 있는 것 같지만, 이것저것 정리하고 체계를 만드는 재미를 알아버려서 신이 났다. 진짜 생산성 올라갈 것 같다. 잡다구리한 메모들을 차츰 정리하는 재미가 쏠쏠..

진짜 소소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번 달 의미있는 경험 중 하나!


5. 주변 사람들의 인사이동, 그리고 약속의 시간 1년


2월은 1년에 두 번인 우리 회사의 정기 인사이동이 있는 달. 우리 팀에서는 2명이 출산 휴가에 들어갔고, 팀을 옮기는 사람도 있었다. 1년 가까이 함께 지내던 사람들이 떠나가는 모습을 보니까 와씨.. 나도 가고 싶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솔직한 심정)


사람들과 송별 점심을 하거나, 인사 도는 모습을 보면서 (원래 이 시기에는 저 이제 나가요, 옮겨요, 하며 인사 도는 게 연례행사) ‘나도 옮길 걸 그랬나’ 라는 생각을 한 달 동안 한 150번 정도 한 끝에 지금은 마음이 진정되었다. ㅎㅎ


우리 팀도 떠날 사람은 떠나고, 새로운 사람이 이번주부터 근무를 시작했는데, 1년 전의 내가 그랬듯이 ’여긴 어디, 나는 누구‘ 하며 멘붕하는 모습을 여유롭게 지켜보고 있다.


새로 온 사람들에게 업무를 많이 알려주기도 하면서 지난 1년 그래도 헛 보내지는 않았구나 싶고, 영영 익숙해지지 않을 것 같던 업무도 꽤나 익숙해졌음을 느끼며.. 이번 1년은 그래도 지난해에 쌓은 밑천으로 조금은 더 수월하게 보낼 수 있겠다는 희망을 보았다. 작년에 힘들었던 이유가 새 업무를 익히는 데 에너지가 많이 들어서임을 뒤늦게 깨달으며, 역시.. 한 사이클을 돌아봐야 비로소 개안을 하는구나, 약속의 시간 1년 이구나 싶었다.

올해는 업무도 작년보다 덜 힘들게, 좀 더 즐겁게 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기대를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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