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화 - 바람에 노래를 들어라
바람에 노래를 들어라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제목
바람결에 간혹 당신이 보내는 전언을 듣곤 해.
그 속에는 나한테 하는 말도 있을 거고 내가 아닌, 다른,
어쩌면 당신 자신한테 하는 말이 있을 수도 있을 것이고,
그러나 중요한 것은 영혼이 영혼에게 말하고 있다는 거야.
침묵 속에서…….
영혼을 응시하는 또 다른 시선을 느끼면서,
지친 발걸음과 영혼을 어루만져줄 수 있는
따뜻한 손길과 마음을 느끼고 싶어.
그간 잘 지냈어?
혼자 많이 아프지는 않았고…….
.
.
.
보고 싶어
너의 윤희…….
‘지금 이 순간에 니 편지가 떠오르는 이유는 무얼까. 나는 예고도 없이, 부지불식간에 파고드는 너의 모습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그럴 때마다 가슴이 아파. 아프고 또 아프기만 해. 내 옆에 있는 이 사람을 위로해 주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애써 모르는 척해야 할까. 아니 알고 싶지 않아. 이런 나, 이기적인 거겠지.'
사막을 건너는 법을 배워야겠다. 결국 돌이켜 보면 나는 위약했고 너는 유연했어. 그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하는 허튼 바람을 지운다. 내 앞에 울고 있는 그녀는 당신이 아닌데 내 얼굴을 보고 어쩌지도 못하는 이 가녀린 여자를 위해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전부를 해야만 한다.
사막을 건너는 법
1. cross……. 가로질러간다.
2. go through 그냥 간다…….
가다 보면 언젠가는 오아시스를 만나고 사막을
벗어나지 않을까.
3. break through……. 앞에 놓인 장애를 깨고 돌파한다.
인생살이에서 상징적 사막을 만나게 되면 어떤 식으로든 장애를 극복해야 한다. 극복해야만 한다.
4. 무작정 기다린다…….
보다 현명한 사람이나 길을 잘 아는 사람이(카라반이) 올 때까지.
5. 돌아간다…….
멀어도 우회해서 간다. 사막이라고 전부 모래사막만
있는 것은 아니니까.
나는 우울해진 모습을 감출 줄 모른다. 그런 재능 따윈 내게 없다. 고개를 숙이고 있는 그녀를 내려다보며 나는 서글퍼졌다.
‘도대체 너는 왜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 거지.'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