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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밀림의 왕 수니 Sep 13. 2024

1차 SOS(부모와 나), 상담(1) - 당신은?

착한 아이 콤플렉스 벗고 소리 질러!!!!


  상담을 준비하며 사전 검사로 문장 완성검사(SCT)를 실시했다. 빠진 문장의 뒷부분을 맨 먼저 떠오르는 생각으로 채우는 검사다. 부끄러움을 내려놓고 적으니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마지막 질문들에서 손이 멈췄다. 이에 대한 답이 내가 상담을 신청한 이유였을 테니.


SCT 검사문항


 드디어 시작한 첫 상담. 아이스 브레이킹 후 문장 완성검사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당연히 어머니와 나를 힘들게 한 공통 원인, 즉 아버지에 대한 감정 해소가 큰 숙제라 생각했다. 하지만 상담선생님의 말은 달랐다.


어머니에 대한 감정의 골이 더 깊어 보여요.

 생각해 보니 그랬다. 아버지와는 때때로 직접 다투기도 하며 감정을 해소했다. 그러니 좀 더 가볍게 내 감정을 꺼낼 수 있었다. 하지만 어머니는 달랐다. 어머니가 당신의 깊은 속내를 토로한 후부터는, 내 감정에 앞서 어머니를 살피기 바빴다. 어떤 날은 그녀의 감정이 전이가 됐다. 어머니를 힘들게 한 두 분만의 사정으로, 나 역시 아버지가 미웠다.


  사실 이 문제를 깨달은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책을 통해 아버지의 분노를 객관화해 본 후로, 나는 어머니의 말에 전처럼 동의하지 않았다. 어떤 날은 아버지를 편들기도 했다. 그러자 어머니와의 통화가 짧아졌다. 할 말이 없었다. 친구 같은 모녀로 지내왔다고, 우리는 친구가 아니었다.


저는 친구 같은 엄마가 되지 않을 거예요.
엄마는 엄마답고, 자식은 자식답게,
각자 위치에 맞는 역할이 있다고 생각해요.

  어릴 적 나는 늘 부모의 싸움터에 함께였다. 가전제품이 부서지고, 온갖 물건이 날아다니는 전쟁에서 나는 안중에도 없었다. 고3 시험기간에도 여지없이 새우등은 터졌다. 더 큰 문제는 그 이후였다. 어머니는 설명보단 변명을 했고, 아버지는 비난을 했다. 그렇게 정당화된 전투를 나는 이해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레 주 양육자인 어머니의 사고에 젖어들었다. 아버지에게서 어머니를 지켜야 했다. 어느새 나는 그녀의 유일한 정신적 보호자가 되었다.


  강제된 책임과 의무는 내게 착한 아이 콤플렉스를 가져왔다. 나라도 어머니의 말을 들어줘야 가정이 지켜질 것 같았다. (어머니는 사회활동은 물론 사교활동이 전무했다.) 안정을 찾아야 할 곳에서 도사렸던 불안감은 밖으로도 커져갔고, 늘 상대의 감정을 살피기 바빴다. 가까운 친구사이 일지라도 혼자 상처받길 반복했고, 회피했다. 그렇게 동굴에 숨으니, 인간관계는 물론 정신마저 고립되어 갔다. 이 지독한 버릇은 결혼 후에도 여전했다


  왜곡된 생각으로 남편의 행동을 속단했고, 남편이 준 적 없는 상처를 스스로 새겼다. 그렇게 차곡차곡 쌓았다가 폭발하면, 정말 크게 다퉜다. 나의 부모가 싸울 때처럼… 이후엔 원망과 자책을 쏟으며 “당신이랑 그렇게 일찍 결혼하는 게 아니었어. 내 팔자 내가 꼬았지.” 라 했다. 이 역시 나의 어머니가 아버지와 싸울 때 했던 말과 똑같았다.


  아이에게는 비겁했다. 어른다운 차분한 대처보다는 짜증 섞인 분노로 받아쳤다. 그러다 사건의 발단은 잊고, 불쾌한 감정만 남아 이것에 스스로 취해 더욱 화를 냈다. 그러다 정신을 차린 후엔, 자격 없는 엄마에게서 태어나게 해 너무나 미안하다며 자책했다. 심할 때는 이런 나 자신에 대한 환멸로 생을 마감하고 싶어졌다.


내면이 단단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필요 이상으로 타인의 눈치를 보는 것과
마음속에 있는 피해 의식을 버리고 싶어요.


 상담으로 이루고 싶은 최종 목표였다. 아이를 두고 더 이상은 무책임한 회피를 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이 끔찍한 정서를 대물림하고 싶지 않았다.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다 털어놓았지만, 여전히 막막했다. 하지만 뭐라도 시작하기로 했다. 사소한 습관의 변화가 때로는 큰 결과를 이끌어 오는 법이니까.. 작지만 큰 힘을 믿어 보기로 했다.



낀대의 세 번째 Solution.

1. 가족센터 : https://www.familynet.or.kr/

  여성가족부가 시행하는 가족정책의 주요 전달 체계로서, 다양한 가족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

전국에 있다. 각 지역센터에서 진행 중인 사업과 교육을 상기 홈페이지를 통해 안내한다.


2. 나 자신에게 집중하기 : 내가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란 것을 알 수 있다.

 1) 나의 장점 찾기.

 2) 나의 단점을 장점으로 바꾼 사례 적어보기.

   ex) 불안 - 미리 계획을 세우고 대부분 실천함. /

 급한 성격 - 단기간에 OO시험 합격, OO자격증 취득.

 눈치보기 - 배려, 사려 깊다는 평가받음.


3. 나 자신을 존중하기

 1) 남한테도 못하는 말을 자신한테 하지 않기.

 2) 내 감정을 존중하기

   ex) 아이에게 화가 날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죄책감 갖지 말 것. 다만, 바른 방법으로 아이에게 알려줘야 한다.


 

*사진 출처 : https://blog.samsungfire.com/3793?category=604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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