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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최서생 Jul 09. 2024

아들! 모드전환! 시험 모드 ON!!

아들과 아빠의 공부 동거, 벌써 일 년 - 7

중고등학교 1학기 기말고사 기간입니다. 일찍 시작한 학교는 지난주에 끝났고, 지난주부터 기말고사를 시작한 학교는 금주에 시험을 마칩니다. 시험 기간은 공부하는 아이들이나 그들을 바라보는 부모, 모두 힘든 시기입니다. 아이가 공부를 열심히 하면 하는 대로 지켜보기 힘들고, 안 하면 안 해서 지켜보기 힘듭니다. 공부를 열심히 하는 아들은 시간에 쫓겨 잠을 못 자 졸려하는 모습을 바라보기 안쓰럽습니다. 공부를 소홀히 하는 아들은 ‘시험기간인데 왜 저렇게 여유가 넘치나’ 바라보는 제 속이 터집니다. 시험 결과야 어떻든 시험이 끝났으니 학생과 학부모님 모두 고생 많으셨습니다.      


작년 이맘때 아들은 중학교 2학년 1학기 기말고사를 치렀습니다. 아들과 아빠의 공부 동거가 아들이 중간고사를 망침으로써 시작된 만큼 아빠가 생각하는 기말고사에 대한 대비는 평소 공부와는 다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공부 동거를 시작할 때 아들이 정한 목표가 평균 80점 이상이었던 만큼 중간고사 때와는 다른 결과가 나와야 하겠죠.      


아들네 학교에서는 시험 보기 한 달 전 즈음에 고사 일정과 시험 범위를 공지합니다. e알리미로 시험이 공지되어 두 동거인은 시험 대비에 돌입했습니다. 평상시 공부 모드에서 시험공부 모드로 전환한 것이죠. 시험이 한 달이나 남았는데 이렇게 일찍 시험공부를 시작할 필요가 있냐고 말씀하실 수 있습니다. 시험 일정이 공지되면 바로 시험공부를 시작하는 것은 저희 첫째 스타일입니다. 저도 첫째가 시험 공부하겠다며 문제집을 시험 한 달 전에 사달라고 할 때는 의아했는데, 이제는 이렇게 하는 것이 저희 집 나름의 방식으로 굳어졌습니다.

   

시험 모드로 전환이 되면 저는 달력을 준비합니다. 아들과 시험공부 계획을 짜기 위함이죠. 공부 동거를 시작했던 작년 이 맘 때에 시험공부 계획은 제가 주도해서 짜 줬습니다. 올해 3학년 1학기 기말고사를 대비하는 계획은 아들 주도로 짜 보라고 했습니다. 시험 범위에 해당하는 문제집을 남은 기간으로 나눈 분량을 하루에 공부하는 계획을 세우더군요. 문제집 한 권을 한 번만 공부하고 시험에 임하겠다는 아들의 결연한 의지를 저와 아내는 꺾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셋이 모여 앉아 시험 계획을 다시 세웠습니다. 이래서 자기주도 학습 습관을 갖추기가 어렵습니다. 알아서 공부 계획 세우고 실천하는 아들은 매우 드뭅니다.

시험 볼 때까지 계획에 맞춰 열심히 달려야 합니다.


올 해는 사용하지 않는데, 아들과 처음으로 시험 대비를 할 때는 진도 점검 양식을 활용했습니다. 먼저 과목 별 시험 범위를 한눈에 보이도록 정리합니다. 시험공부를 진행한 진도에 맞춰서 공부한 부분은 색을 칠합니다. 진도 점검표를 활용한 이유는 아이가 시험 전까지 공부한 부분과 공부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 감을 잡았으면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아직 아이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점검할 수 없기 때문에 해야 할 범위와 주어진 시간을 함께 보면서 분발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시험 공부한 부분은 색칠합니다. 시험 보기 전에 다 채워야죠. 직관적으로 공부한 부분을 알 수 있도록 해 봤습니다.  


여러분들은 시험과 관련된 미신 중 어떤 거 알고 계시나요?

 ‧ 시험 전에는 미역국 먹지 않는다. 이것은 기말고사보다는 당락을 좌우하는 큰 시험에 해당할 텐데요.

 ‧ 시험 전에는 머리 감지 않는다.

 ‧ 시험 전에는 손발톱 깎지 않는다.

 

1학기 기말고사 기간인 7월에 아이 생일이 있기 때문에 미역국을 먹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평소 안 씻던 아들이 시험 기간에는 그렇게 잘 씻습니다. 시험공부 보다 발톱 깎기에 더 심혈을 기울여 최선을 다합니다. 당최 왜 이럴까요? 저희 아들은 이런 미신에 기대어 스스로 시험을 망쳤을 때 핑계될 구실, 소위 까방권(까임 방지권)을 차곡차곡 쌓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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