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동네 와인바 사장 Nov 11. 2019

와인을 어떻게 보관해야 하나요?

"와인을 어떻게 보관해야 하나요?"


매우 많이 받는 질문이자, 대답하기 좀 까다로운 질문입니다. 집집마다 사는 공간이 다르니까요. 누구는 아파트에 살고, 누구는 원룸에 살고, 누구는 오피스텔에 살고. 최고의 대답은 “와인셀러에 보관하거나, 지하실에 눕혀서 보관하세요.”가 되겠지만, 한국에 사는 사람 중에 와인셀러를 가지고 있거나, 지하실이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요.

일단 원론적인 입장에서 대답을 해보자면,


빛이 없는 곳,

서늘한 곳,

건조하지 않은 곳,

진동이 없는 곳에,

눕혀서 보관한다.


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와인은 “빛, 온도, 습도, 진동”에 취약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해당하는 곳을 떠올려 보자면, 옷장, 현관 신발장, 창고, 싱크대 아래칸 등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

제가 집에서 쓰고 있는 와인셀러. 맥주가 더 많이 채워져 있다는 건 함정.(광고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 곳들에 보관을 한다고 해도, 한국에서 와인을 안정적으로 보관한다는 것은 너무 힘든 일입니다. 사계절의 환경이 정말 극단적으로 다르니까요. 일년 내내 봄이나 가을의 날씨라면 아무 문제 없겠지만, 여름은 두바이보다 덥고 겨울은 모스크바보다 춥습니다. 여름엔 제습기를 켜야 하고, 겨울엔 가습기를 켜야 합니다. 그러니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와인셀러를 장만할 게 아니라면, 그냥 와인이 생겼다면 적당히 빠른 시일 안에 마셔버리세요.


레드 와인은 적당히 어둡고 온도가 높지 않은 곳에 눕혀서 보관하시다가 마시면 되는데, 만약 여름이어서 와인병을 만졌을때 좀 미지근 하다 싶으면 냉동실에 10분 정도만 넣었다가 마시면 됩니다. 레드와인은 약간 서늘한 온도(섭씨 15~17도 부근)에서 맛있게 마실 수 있거든요. 대충 냉동실 보관시간 1분마다 와인 1도가 내려간다고 생각하시면 크게 문제가 있지는 않을겁니다.


화이트 와인이나 스파클링 와인은, 고민없이 눕혀서 냉장고에 넣으세요. 냉장고는 진동이 있기 때문에 와인에 안좋은 영향을 미치기는 하지만, 화이트 와인이나 스파클링 와인이라면 1~2달 정도는 충분히 보관 가능합니다. 저도 가게에서는 맥주 냉장고에 화이트 와인을 보관하고 있습니다.


와인을 마실 일이 생기거나 마시고 싶어졌을 때, 가게에 가서 사다가 바로 마시는 것. 어찌보면 그것이 더 속 편한 일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