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경수술 꼭 해야 하는 수술이 아니다
며칠 전 숲 속에서 피터팬이랑 사냥놀이를 하다가 야수를 만났어.
야수는 우쭐대며 말했지.
“피노키오야! 너 고래 잡았어? 나는 어제 고래 잡았어. 고래를 안 잡으면 남자가 아니야!"
나는 놀라서 물었어.
"고래 잡아? 진짜?"
야수는 대답대신 어기적어기적 걸어갔어. 고래를 잡다가 다친 것 같았어. 나도 야수처럼 고래를 잡고 남자가 되고 싶었어. 나는 피터팬에게
"우리도 고래 잡으러 남해 바다에 가자."
피터팬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어.
"야수는 고래잡으로 바다에 안 갔어. 병원에 갔어."
나는 눈이 동그래졌어.
"진짜, 병원에서 고래를 잡는다고? 고래는 바다에서 살잖아!"
피터팬은 피식 웃으면서 말했어.
"야수가 말한 고래잡이랑, 네가 생각하는 고래잡이는 완전 다른 거야."
"어떻게 다른데?"
"앤디랑 약속이 있어서 다음에 알려줄게!"
그렇게 휙 가버렸지. 나는 너무너무너무 궁금했어. 나는 궁금한 건 절대 못 참는 성격이라 할아버지에게 여쭤보기로 마음먹었지. 집에 가니 할아버지는 청소를 하고 계셨어. 나는 다짜고짜 물었지. 할아버지는 잠시 웃으시더니 이렇게 말씀하셨어.
" '배'에는 먹는 배, 타는 배, 우리 몸의 배가 있잖니?. 음경의 끝부분을 감싸고 있는 부드러운 피부주름, 그걸 포피라고 해. 포피가 음경의 끝인 귀두를 덥고 있단다. 이것을 포경이라 부르지. 자라면서 음경의 포피는 위로 잡아당기면 귀두가 보이게 된단다. 마치 긴팔 옷을 입고 옷을 위로 올리면 팔이 보이는 것처럼 말이야. 그런데 고래를 잡는 것도 포경이라고 하지. 아마 야수는 포피의 일부를 잘라내는 포경수술을 한 것 같구나. 포경수술을 장난삼아 고래를 잡는다고 말하기도 하거든. "
"포경수술을요...?"나는 깜짝 놀랐어.
"모든 남자가 꼭 수술을 해야 하는 건 아니란다. 대부분은 크면서 저절로 포피가 뒤로 젖혀지고 귀두가 보이게 되지. 위생 때문에 포경수술을 하기도 하지. 하지만 샤워할 때 포피와 귀두 사이를 깨끗이 씻기만 해도 위생적으로 잘 관리할 수 있단다."
"아! 다행이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어.
그런데 문득 야수의 말이 떠올랐지.
"할아버지, 근데 야수가 고래를 잡아야 남자가 된다고 했는데 저는 수술 안 하면 남자가 되지 못하는 건가요?."
"'남자는 이래야 해.', '여자는 이래야 해.'라는 말은 고정관념이란다. 진짜 멋진 사람은 자기 몸을 알고, 자기를 아끼고,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사람이지. 피노키오, 넌 이미 멋진 사람이야. 사랑한다. "
나는 할아버지 품에 쏙 안겼어. 마음이 엄청 편해졌어. 앞으로 내 몸에 대해 궁금증이 생기면 난 할아버지에게 물어볼 거야. 너희들은 몸의 궁금증을 누구에게 물어보고 있니? 나처럼 보호자에게 물어 봐. 보호자가 잘 알려줄 거야.
*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남자 몸의 이해에 대한 수업을 위해 제작된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는 한 학생의 질문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선생님, 저 주말에 엄마가 돈가스 사준데요."
"우와, 맛있겠다."
"선생님, 그건 거기 수술한다는 거예요."
"어, 거기 어디?"
"남자가 되려면 꼭 해야 하는 수술요."
" 포경수술?"
"네. 근데 선생님 저 수술 안 하면 안 돼요? "
나는 어머니와 통화하여 포경수술은 꼭 해야 하는 수술이 아니며 아이의 몸 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설명드렸다. 어머니는 놀라며 말씀하셨다.
"주변에서 하니까 저는 꼭 해야 하는 줄 알았어요."
다음 날 학생이 보건실에 왔다.
"선생님, 저 토요일에 진짜 돈가스 먹으러 가요. 선생님 고마워요."
"와! 잘됐다."
"선생님하고 이야기 해보길 잘했어요. 감사합니다."
"뭘~~"
이번 주, 포경수술에 대해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학생들은 이렇게 말한다.
"선생님, 엄마가 꼭 해야 한대요."
"그럼 우리가 어떻게 이야기하면 좋을까요?"
잠시 생각하던 학생들은 이렇게 말하기 시작했다.
"엄마, 보건수업시간에 배웠는데요. 꼭 수술할 필요는 없데요. 자라면서 포피랑 귀두가 저절로 떨어진대요. 만 17살까지 기다려도 된대요. 혹시 염증이 생길까 봐 걱정되시면, 제가 깨끗이 씻을게요."
이야기를 듣던 저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맞아요. 그런데 중요한 건, 무작정 '안 해도 된대요.'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왜 그런지, 어떤 근거가 있는지를 이야기해 줘야 상대방도 이해하고 설득될 수 있습니다. "
라고 말했다.
자녀의 포경수술을 고민한다면, 어떤 수술인지, 왜 필요한지 자녀와 이야기해 봐야한다. '남자니까 당연히'라는 이유로 자녀의 선택 없이 수술을 결정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는 자녀의 몸과 마음을 알고, 선택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