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경혈이 바지에 묻은 백설이

월경하는 여성을 배려해야 한다

by 민들레

백설이 이야기

그 운명적인 날은 내 생일이었어.

나는 인어랑 태어나서 처음으로 네버랜드라는 놀이동산에 갔었어.

회전목마에서 내려 바이킹을 타러 가는 길이었어.

인어가 말했어.

"백설아, 너 월경혈이 바지에 묻은 것 같아."

나는 깜짝 놀랐어. 월경이 끝난 지 겨우 3주밖에 되지 않았거든.

"어떻게 하지?" 내가 당황하자 인어가 침착하게 말했어.

"CS편의점에 가자. 거기에서 생리대 팔아."

정말 다행이었어. 나랑 인어는 CS편의점에서 생리대를 사고 화장실에 가서 착용했지.


그리고 화장실에서 나오면서 나는 말했어

"인어야, 바지에 월경혈이 묻었는데...... 아무래도 나 집에 가야 할까 봐."

"오늘은 네 생일이잖아. 우리 네버랜드에 처음 왔고. 그냥 더 놀자. 혹시 많이 불편해."

"아니, 불편하진 않아. "

"그럼 더 놀자. 놀다가 바지가 더러워졌다고 바로 집에 가지는 않잖아. 월경혈도 마찬가지야."

그 말을 듣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어.

"그래, 맞아. 우리 더 놀자."


그때였어. 어디선가 불타는 나무토막 같은 남자아이가 나타났어.

남자아이 자신의 분홍색점퍼를 툭 건네주고 말도 없이 사라졌지.

고맙다고 말하려고 했는데 빛의 속도로 사라졌어.

인어는 말했지.

"잘됐다. 이점퍼로 바지를 가리자. "

그 애가 건넨 분홍색 점퍼로 인어는 내 엉덩이를 둘러주고, 소매로 단단히 묶어줬지.

"인어야, 그 아이가 나에게 점퍼를 준 걸까?"

"글쎄. 우리를 도와주고 싶었던 것 아닐까."

"정말 고마운 아이야."

그 아이가 사라지고 난 뒤, 이상하게 가슴이 쿵쾅쿵쾅 뛰었어. 심장병에 걸린 걸까?

그리고 한 가지 걱정이 생겼어. 그 분홍색 점퍼는 어떻게 되돌려주지?

그 아이는 누구였을까? 너무 궁금해.



피노키오 이야기

그 운명적인 날은 내 생일이었어.

나는 피터팬이랑 태어나서 처음으로 네버랜드라는 놀이동산에 갔어.

바이킹에서 내려 회전목마 쪽으로 걸어가던 길이었어.


멀리서 얼굴이 하얀 여자 아이가 보였어.

그 여자 아이 주변에 조명이 켜진 것처럼 빛이 났지. 그리고 귀에서 종소리가 들렸어.

그 여자 아이는 친구로 보이는 머리카락이 빨간 아이랑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어.

"어쩜 저렇게 예쁠까?"

그 순간 머리가 하얗게 되고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어.

사람이 된 후, 심장이 말을 안 들은 건 그날이 처음이었어.


그런데 자세히 보니, 여자 아이 바지에 빨간 얼룩 묻어 있었어.

순간 피터팬이 준 ‘행복한 성장’이라는 책에 내용이 떠올랐어.

나는 내가 입고 있던 분홍 점퍼를 벗고 피터팬이 풀린 신발끈을 묶고 있는 동안 빛의 속도로 달려가 점퍼를 건넸어. 그리고 빛의 속도로 돌아왔지.

얘들아, 나 참 잘했지.


신발끈을 다 묶은 피터팬 고개를 들고 날 보더니 이렇게 말했어.

"피노키오, 할아버지께서 생일 선물로 주신 분홍색 점퍼가 안 보이는데."

나는 웃으면서 말했지.

"여기 입고 있잖아. 착한 사람 눈에만 보이는 투명점퍼야."

"장난이야. 점퍼 참 멋지다. 너한테 잘 어울려."

"당연하지! 역시 넌 착한 사람이야. 투명점퍼가 보이는 걸 보면 말이야."

우리는 마주 보며 깔깔깔 웃었어.

그리고 회전목마를 타려고 순서를 기다렸어.

할아버지께는 분홍색 점퍼는 잃어버렸다고 말해야겠다.

하지만 분홍색 점퍼는 영원히 내 마음속에서 그 여자아이와 함께 할 거야.



*월경주기가 일정하지 않아 고민스러운 마음에 보건실을 찾는 학생들이 있다. 초경 후 1년간은 월경주기가 들쭉날쭉 할 수 있다.


*여학생은 바지에 월경혈이 묻었을 때 부끄러워한다. 꼭 그래야만 할까?누군가 월경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기에 학생들이 그런 마음을 갖는 것은 아닐까?


*남학생과 여학생이 함께 생활한다. 그런데 월경혈이 바지에 묻은 여학생을 보며 소리지르는 남학생들이 있다. 물론 월경이 무엇인지 몰라서 그럴 수도 있다. 이성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학생들이 갖고 있기를 바란다.


*본 이야기는 5학년 학생들의 성교육 수업시간에 활용하기 위해 만든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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