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5학년 여자의 몸에 대한 이해 수업이야기-월경 2
여자의 몸에 대한 지식을 굳이 숨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여성의 몸을 아는 일은 결코 부끄럽거나 감춰야 할 일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아직도 여자의 몸에 대해 아는 것을 금기시하는 문화가 팽배하다. 여자의 몸에 대해 배우는 것은 여성에 대한 존중과 배려 그리고 이해의 시작이다.
학생들은 여자의 몸(월경)에 대해 배울 권리가 있다.
"월경은 왜 할까요?"
"아기집이 무너져서요."
"임신되지 않아서요."
[소녀, 설치고 말하고 생각하라]의 저자는
'임신에 실패하면 월경'이라는 설명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여성은 평생 '실패'를 반복한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월경에 대한 설명을 할 때는 임신이 아니라 월경을 먼저 설명하라고 한다.
여성의 자궁은 규칙적으로 그 내부의 막이 두터워졌다가 흘러내리고, 새롭게 형성되는 일이 반복되는데 이렇게 두터웠던 내막이 몸 밖으로 흘러나가는 것이 월경이다. 자궁내부가 두터워졌던 시기에 난소에서 난자를 배란한다. 이때 성관게를 하면 임신이 될 수도 있다. 이런 설명에서 월경은 '일상'이 되고 임신은 '예외적인 일'이 된다. 우리 몸의 자궁은 임신을 위해서만 있는 기관이 아니다. 자궁내막이 두꺼워지는 것도 임신을 위해서만 생기는 현상이 아니다. 나는 책대로 학생들에게 알려주었다.
"월경의 색은 어떤 색일까요?"
"빨간색이요."
-월경혈의 색
월경의 색은 진갈색부터 심지어 검은색이나 새 빨간색까지 다양하다. 월경혈의 색은 피나 조직, 심지어 핏덩어리가 산소에 얼마나 오래 노출되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이제 막 나온 월경혈을 밝은 빨간색이지만 몸 밖으로 나오는 시간이 오래 걸릴수록 색깔은 더 짙어진다.
"코피 흘린 적 있죠. 코피가 시간이 지나면 어떤 색으로 바뀌던가요?"
"갈색이요."
"피가 산소에 오래 노출되면 핏속의 수분이 증발하면서 색소가 농축되기 때문에 월경색이 짙어집니다. 월경색은 새 빨간색부터 진갈색, 심지어 검은색까지 다양합니다."
-월경혈의 형태
월경 중에는 질 점액도 함께 배출되기 때문에 분비물이 미끈거리거나 젤리 같기도 하다. 월경혈이 작은 핏덩이처럼 무더기로 배출되는 일도 상당히 흔하다. 핏덩어리가 분해할 틈도 없이 빠르게 배출된다는 의미다. 백 원짜리 동전이나 그 이상으로 큰 핏덩어리가 나오지 않는 한 걱정할 필요가 없다.
-월경혈의 냄새
월경혈도 냄새가 나며 전문가들은 쇠냄새와 비슷하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월경혈이 자궁에 오래 머물를수록 냄새가 더욱 강해진다.
-월경량
작은 요구르트 한 병 정도라고 설명했다. 평균 30-80ml 정도이다. 이중 혈액의 양은 절반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월경기간:
자궁의 입구는 빨대보다 가늘고 좁다. 월경혈이 몸 밖으로 나오는 데는 5-7일 정도 소요된다.
-월경의 특징
"자궁의 내막이 두터워졌다가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는데 똥이나 오줌처럼 참을 수 있을까요?"
"아니요."
"그럼 계속 월경혈이 나오는데 그대로 두면 어떻게 될까요?"
"옷에 월경혈이 묻어요."
"그럼 월경혈이 옷에 묻으면 월경하는 사람의 잘못인가요?"
"아니요."
"월경혈이 옷에 묻으면서 흘러내리면 일상에서 불편할 수 있겠죠. 그래서 필요한 월경용품들이 있습니다. 생리대라고 부르는 월경대, 월경컵, 월경팬티들이 있는데요. 이것은 다음 시간에 알아보도록 합시다."
"두터워졌던 자궁 내부의 막이 흘러내리는 것이 월경입니다. 그렇다면 월경혈은 어디를 통해 몸 밖으로 나올까요?"
매번 학생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이다. 대부분 질의 존재를 잘 모른다. 왜냐면 가르쳐주는 어른이 없기 때문이다. 역시나 올해도 이 질문에 변함없이 한 학생이 이렇게 말했다.
"똥꼬요"
여기저기에서 웃었다. 웃음이 멈출 수 있게 엄한 표정을 지었다.
"몸에 대한 존중은 언어에서 시작됩니다. 똥꼬라는 말보다 이제는 5학년이니 '항문'이라는 말을 사용해야겠습니다."
말이 끝나자마자 모두 진지한 태도로 변했다.
수업시작 전에 여성의 성기를 설명하기 위해 PPT에 여성생식기의 옆모습이 나온 그림자료와 생식기 모형을 가지고 갔다.
방광, 요도, 자궁, 질, 항문, 음순의 해부학적 위치를 알려주었다.
학생들에게 질문했다.
"만약에 임신이 되어 자궁에서 태아가 나온다면 어디로 나올까요?"
많은 학생들이 "질이요."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한 학생이
"선생님 저는 수술해서 태어났데요."라고 말했다. "대부분 질로 태어나지만 경우에 따라서 수술로 태어나기도 합니다."
성교육 첫 시간에 한 학생이 질문했다.
"정자는 어떻게 여자 몸속으로 들어가나요?"
숙제로 내주었지만 양육자에게 제대로 된 대답을 들은 학생은 단 한 명이었다. 그래서 다시 물었다.
"정자가 어떻게 여자 몸으로 들어갈까요?"
학생들이 대답했다.
"발기된 음경이 질을 통해 들어가 사정하면 정자가 들어가요."
"네. 우리는 그것을 성관계라고 말합니다. 성관계를 하여 정자가 여자 몸속에 들어가서 난자를 만나게 되면 임신이 될 수 있습니다. "
수업 시간 내내 아이들은 진지했고, 모든 내용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자연스러운 것을 부끄럽게 만드는 건, 언제나 어른이다.
참고서적
*김고연주,소녀,설치고 생각하고 말하다,이매진,2013
*네이디아 오카모토, 구계원,생리의 힘,문학동네,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