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감당해야 할 일들과
집안에서 가족들의 일상을 위해 나의 휴식을 포기해가며 해야 할 일들을 마무리 했다.
이제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이 될 수 있는 시간이다.
무너지는 눈꺼풀과 쏟아지는 잠에
그리 긴 시간동안은 버티지 못할 거라는 걸
충분한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고작 20분, 10분만 이라도 상관이 없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이 될 수 있는 시간.
잠시라도 선명하고 싶어서
모두가 잠든 이 시간
커피를 준비한다.
꺼내놓은 책 앞에서
조금이라도 더 읽고싶고
꺼내놓은 다이어리 앞에서
조금이라도 더 쓰고싶은 바램으로
스푼가득 커피를 떠서 올린다.
그리고, 설치게 될 밤잠으로 내일 업무에 지장이 있을까 하는 걱정으로
스푼 가득 봉긋한 커피를 손끝으로 깎아내린다.
잔을 들어 커피를 마시는 순간에는 잠이 깬다.
그 순간..
그 찰나의 횟수라도 늘려보려
가장 큰 머그컵에 물을 가득 따라 담는다.
힘들지만,
어떻게든... 하고 싶어서.
감당해야 할 일들과
해야 할 일들로 채워진 삶 속에서,
직장인으로
주부로 살아가는 삶 속에서,
하고 싶은 꿈이 있다는 것
이루고 싶은 소망이 있다는 것은
지금 내앞에 커피 같다.
검은 색이지만 선명하고
어둡지만 맑은 커피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