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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nnis Kim Jan 31. 2024

대담한 도전과 예지 - 미식가들을 위한 식물 사전

로컬 품종과 먹거리의 미래를 중국을 중심으로 예지한 책 

주화와 지폐는 국가의 정체성을 보여줘야하기 때문에 정치적이다. 그래서 독립 운동가나 역사적으로 기릴 대상을 도안으로 삼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국 50원 동전은 벼 그림이 있다.


예외적으로 한국의 50원 동전에는 있는 벼 품종은 '통일벼'라고 한다. 한국인이 기아에서 벗어난 것을 기념하여 50원 동전을 만들었다고 한다..


1970년대 대한민국에서 개발된 통일벼 품종은 보릿고개를 벗어나게해준 녹색 혁명의 표본이었다. 1960년대 당시 한국은 보릿고개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식량사정이 나빴다고 한다. 지금도 세계적으로는 식량사정이 좋지 못한 나라들이 많다. 1961년 한국의 GDP는 세계 64위에 불과했고 전쟁 이후 경제적인 인프라가 완전히 쇠퇴했다. 하루 세 끼를 먹는다는 걸 저소득층도 아닌 일반 서민조차 상상하지도 못하던 가난한 나라였다. 


그런 연유로 박정희 대통령이 식량난 및 식량자급 문제를 해결하라고 농촌진흥청에 지시를 내렸고, 결국 '잘 자라는 쌀을 만들면 된다'는 결론에 이르러 서울대학교의 생물학자 허문회 교수의 주도로 홍성호 연구사, 김광호 연구사, 박순직 연구사3명의 밤낮 없는 연구와 노동을 통해 인디카종(장립종) 쌀과 자포니카종(단립종) 쌀을 교배해서 새로이 만들어낸 벼 품종이 바로 통일미다. 장립종과 단립종 사이의 교배가 원래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이를 뛰어 넘을 수 있다고 허문희 교수 팀은 새로운 품종이 가능함을 예지했다.


豫知 예지

이론적으로는 내다볼 수 없다고 생각되는 '앞날의 일을 미리 지각'하는 초감각적인 지각을 가리킨다. '예견'이라고도 한다. 이쪽 관련 자세한 내용을 보고 싶다면 예언 항목으로 가는 것을 추천한다. 앞날을 잘 예측하는 사람을 '신기가 있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통일벼는 안남미의 특징을 가졌다. 생산성은 좋지만 인디카종의 푸석함과 맛이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시골에서는 보리밥 보다 맛없는 쌀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그리고 먹고 살만해지면서 통일벼의 재배는 한국에서 끝났다. 대신 통일벼는 저개발 국가의 식량 확보를 위한 아프리카와 중남미에 모종으로 보급되고 있다고 한다.


토종 품종은 다양성이라는 가치를 가진다

쌀은 한중일 주식 중 하나이다. 문제는 우리가 먹는 쌀 품종은 자포니카이기 때문에 흉작이 되면 수입처가 협소하고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른다는 것이다. 쌀값을 예측하는 것은 예지의 영역, 혹은 점쟁이의 영역일 정도로 어렵다. 곡물 독과점 회사인 칼길의 경우 전용 인공위성을 통해 농작물의 풍년, 흉년을 분석하여 시장에서 선물 거래를 통해 큰 이익을 얻고 있다. 1년에 250조 순이익을 얻는 비결이 바로 곡물과 식량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와 마켓에 대한 이해도, 곡물 선물 모델에 대한 이해도 때문일 것이다.


한일 국교 정상화 때 많은 일본인들이 맛있는 호남평야의 쌀을 먹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했다고 한다. 그만큼 한국 토착 품종의 쌀은 고급지고 맛있었다고 한다. 배고품 앞에서 수확량이 많은 통일벼로 통일해버린 결과 한국의 쌀 품종은 사막처럼 삭막해졌다. 반면, 일본의 전후 품종 개량에 성공하여 일본쌀은 맛있다는 인식을 세간에 심어줬다. 일본의 대표적이 쌀 품종은 고시히카리이다. 하지만, 각 지방별로 다양한 품종이 경합중이고 매년 새로운 품종이 소개될 정도로 다양성이 높다. 


1910년 일제가 한국의 토착 쌀 품종을 모아본 결과 1500종의 토착 품종의 쌀이 있었다고 한다. 일제가 산미 증식 운동을 하면서 대부분의 품종이 사라지고 통일벼로 인해 토착 품종이 설 자리를 잃어버렸다. 최근 들어 토종 한국쌀을 찾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한국의 로컬 품종 중에는 구수한 향기가 있는 향미가 있다. 비싼 값이지만 찾아 먹을 맛있는 쌀이다.


최근 중국에서도 파키스탄 등에서 유래한 품종의 향미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수요과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니 시장에 인공적으로 가향을한 가짜 향미가 중국에서 유통되고 있을 지경이다. 구분 방법은 쌀을 맨손으로 만졌을 때 기름기가 나오면 가짜라고 한다.


토종 품종들은 유전적 다양성이 있다. 대량으로 재배되기 위한 육종 교배에서 잃어버린 유전적 다양성과 맛을 가지고 있다. 토종 참외 품종을 우리는 이제 먹어볼 기회는 잃었고 아삭하고 향기롭다는 조선배추 역시 우리는 맛볼 수 없게 되었다.


김의 경우도 댜양한 품종이 있지만 지금 우리가 맛보는 김은 오직 일본에서 대량 육종을 위해 한국에 재배되고 있다. 더구나 품종에는 로열티가 있다.


국제식물신품종보호협약(UPOV)’이 발효되는 2012년부터 국산 김 가운데 일본산 김 종자로 생산한 일부 물량은 종자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가진 일본 측에 로열티를 내게 되었다. UPOV는 각국이 등록한 식물 신품종에 대해 해당 국가의 법적 권리를 보장해주는 지적재산권 국제 협약으로 한국은 미루다 미루다가 2002년 가입했다. 


현재 국내에서 생산되는 김의 절반가량은 일본산 종자에서 파생된 ‘참김’과 ‘방사무늬김’(일명 ‘김밥김’)이다. 일본산 김 종자를 활용한 김 생산이 많은 것은 일본에서 시작된 김 양식이 용이하고 주요 수출국인 일본에서 일본김 품종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로컬 품종은 고립된 곳에서 살아 남을 수 있다. 그나마 인구가 소멸되면서 씨앗을 지킨 농부들이 사라지면서 우리에게도 잊혀지고 있다. 다양한 식자재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소멸 위기의 토종 품종들은 다시금 기회를 얻고 있다.


이번 여름에는 개구리참외를 맛보고 싶다.


평가 - 추천하지 않는다. 

1. 중국인의 관점으로 품종의 역사를 다뤘다.

2. 중국인들이 다른 소수 민족을 바라보는 관점을 볼 수 있다.

3. 중국은 아직도 식품 위생에 대해 소비자가 조심해야 한다.


#토종 #로컬푸드 #김 #품종 #국제식물신품종보호협약 #예지 #통일벼 #50원 #자포니카 #인디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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