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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윤석열 대통령 탄핵의 혼돈 속에서 희망을 찾으며

탄핵의 날, 당신이 그리운 겨울밤

by 시니어더크


2024.12.14 (토) 맑음


나의 사랑, 정숙 씨.

오늘 하루는 유난히 추운 날씨였어요.

이런 날이면 당신이 늘 걱정하며 말하던 따뜻한 한마디가 떠오릅니다.

"감기 조심하세요."라며 힘든 중에도 목도리며 장갑까지 챙겨주던

당신의 세심함이 새삼 그리운 하루였답니다.

그런데 오늘처럼 추운 날씨 속에서도 많은 시민들이 국회 앞에 모여 목소리를 높였다고 해요.

모두가 한마음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외치며 집회를 했답니다.

그리고 드디어,

오후 4시에 시작된 국회 투표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이

가결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그리고 오늘 오후 7시 24분, 탄핵소추의결서가 대통령실에 전달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즉시 직무가 정지되었다고 하네요.

이 소식을 듣는 순간, 마치 긴 터널 끝에 작은 빛을 발견한 것처럼 다행스럽고도

홀가분한 마음이 들었어요.

당신도 알다시피, 그의 잘못된 정책과 독선적인 행보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했는지요.

특히 병원 운영마저 흔들려 당신이 치료받으러 다니는 길이 얼마나 어려웠던가요.

그때마다 내 마음은 무너지는 듯했고,

당신이 겪는 고통에 더없이 미안했어요.



그런데 이제 희망이 보여요.

비록 당신은 이 새로운 변화를 직접 느끼지 못하지만,

앞으로는 의료 체계도 점차 정상화되고 다른 많은 환자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치료받을 수 있기를 기대해요.

누구든 새롭게 이 나라를 이끌게 되는 사람은 분명 병원 문제를 해결하고,

고통받는 이들에게 힘이 되어주길 간절히 바라봅니다.



그런데 참 이상한 일이 있어요.

이렇게 많은 국민이 한 목소리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외치는 가운데,

반대로 그의 탄핵을 반대하며 시위하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해요.

그들의 모습이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았습니다.

나라가 혼란에 빠지고 민생이 위태로워지는 현실을 외면하며

왜 그런 결정을 지지하는지 알 수 없어요.

하지만 이제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아가겠지요.

헌법재판소가 하루빨리 탄핵 결정을 내리고, 새 대통령이 선출되어

이 나라가 다시 안정되기를 소망합니다.



나는 오늘을 돌이켜보며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 있었던 날처럼, 2024년 오늘 역시 역사의 부끄러운 순간으로 기록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나 이런 혼란 속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으려 합니다.

우리 젊은 아들과 딸이 조금 더 평화롭고 안정된 나라에서 자신의 꿈을 펼치며

살아갈 수 있는 미래가 오리라 믿습니다.



정숙 씨, 우리 딸 얘기를 조금 더 할게요.

딸은 오늘 친구 결혼식에 다녀왔어요. 저녁에는 사촌 언니네 집에 들렀다가

늦게 들어올 거라고 하더군요.

어제는 전 회사 동료들과 가평 펜션에서 파티를 했다고 해요.

직장을 떠난 지 꽤 되었지만 여전히 동료들이 딸을 기억하며 초대해 주는 걸 보면,

딸이 사회생활을 얼마나 잘했는지 느낄 수 있었답니다.



오늘 저녁은 아들과 함께 중국 음식을 시켜 먹었어요.

짜장면, 볶음짬뽕, 탕수육에 군만두까지.

당신과 함께였다면 탕수육 소스를 찍어 먹을지 부어 먹을지를 두고 농담하며 웃었을 텐데요.

그런 소소한 추억도 이제는 나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 줍니다.



정숙 씨, 요즘 나는 정치와 세상사를 바라보며,

그리고 당신을 떠올리며 기도를 자주 합니다.

이 나라의 지도자들에게 지혜를 주시고, 우리 땅에 더 이상 어리석지 않은

지도자들이 나올 수 있도록 하나님께 기도드립니다.

당신도 그곳에서 함께 기도해 줄 수 있겠지요?


사랑하는 정숙 씨,

이 추운 겨울밤 당신이 떠난 자리가 더 크게 느껴지지만,

나는 여전히 당신을 마음에 품고 살아갑니다.

나라가 다시 안정되고, 당신이 바라던 평화로운 일상이 찾아오기를

기도하며 이 편지를 마칩니다.


당신을 영원히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남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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