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즐기면, 취미가 된다

'잘할 수 있는 일'은 즐기면서 해야 즐거운 일이 된다

by 데레사

일을 즐겁게 하는 자가 일을 지배한다


일을 즐겁게 하는 사람은 일을 지배하지만, 마지못해 하는 사람은 일에 끌려간다. 능률적으로 일하기 위해서는 즐겁게 일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즐겁게 일하는 것은 자신에 대한 예의다. – 김옥림


내게 복이 있었다면, 그것은 내 생애 주 직업을 이십오 년간 내가 좋아하는 일로 했다는 사실이다. 주로 우리 집 공부방이나 아이들 집을 방문하여 소수의 초·중등 독서 논술과 중·고등 국어를 가르쳤다. 나중에는 지사를 열어 교습소에서도 수업을 진행했다. 모든 초·중등 학년의 수업이 있을 때는 한 달에 스물다섯 권의 책을 읽기도 했다. 각 학년별 필독서와 국어 수업 자료로 읽어야 할 책들이 있었는데, 대부분 아동·청소년 도서였지만 책을 읽는 시간은 행복했다.


물론 일을 위해 읽어야 했기에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읽을 시간은 많지 않았다. 그럼에도 아이들과 책에 관해 토의하고 생각을 나누는 일은 즐거웠다. 아이들 글쓰기를 지도하고 첨삭할 때, 독서를 통해 아이들의 생각이 자라는 것을 바라볼 때면 뿌듯했다. 단순히 지식을 가르치기보다는 한 사람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방향을 가리켜주고 도와주는 일이 이 세상 어떤 일보다 숭고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가끔 피로감과 두통이 몰려와도 수업만 하면 멀쩡해졌다. 수업을 하는 과정 자체가 즐거웠기 때문이다. 소수의 아이들과 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내면의 대화를 이어가는 일, 그리고 나의 치유를 위해 심리 공부를 하고 관련 책들을 읽었던 경험이 아이들을 이해하고 보듬는 데도 큰 도움이 되었다. 그런 나의 즐거움이 아이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으리라 믿는다.


수업할 때 내 목소리는 평소보다 톤이 조금 높고 목소리를 크게 내기 때문에 에너지를 많이 썼다. 그러다 보니 쉰 살이 넘어가면서 차츰 기운이 떨어졌고, 저녁시간대에는 피로감이 몰려오기도 했다. 결국 코로나 후유증으로 수업을 접게 되었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을 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힘든 시간이 있었어도 이십오 년의 세월을 지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대신, 저녁이 없는 삶이었기에 가족들이나 지인들과 오붓한 시간은 놓친 시기였다. 무엇이든 일장일단은 있는 법이다.


어떤 이들은 주 직업임에도 불구하고 생계를 위해 마지못해 일을 하면서 늘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이왕 해야 하는 일이라면 그 일을 즐기면서 해야 능률도 오르는 법이다. 어차피 생계를 위해 일을 하는 입장이고, 그 일을 잘할 수 있다면 즐겁게 해 보는 것은 어떨까. 작은 부분이라도 내가 조직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다거나, 내가 그 일을 함으로써 조직 전체의 생산성에 기여한다는 생각으로 임한다면 내 일에 대한 가치를 높일 수 있고, 애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일을 즐겁게 하는 것은 자신에 대한 예의다.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면서 자신을 그 일에 구겨 넣는 것은 스스로를 학대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내 업무 영역이 아니어도 옆 동료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내 일이 힘에 겨울 때는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다. 도움을 받았다면 고마움에 대한 성의를 표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조직에는 세 부류의 사람이 있다고 한다. 그 조직에 꼭 필요한 사람,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사람, 차라리 없는 게 나은 사람이다. 어떤 일을 하든지 자신이 잘할 수 있고, 주 직업으로 삼을 수 있는 일이라면 이왕이면 즐기면서 해보면 어떨까. 그래서 이왕이면 그 조직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도저히 즐길 수 없는 일이라면 내가 즐기면서 할 수 있는 다른 일을 찾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일이 즐거워야 능률이 오르고 그 조직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될 수 있다. 그저 주어진 일만 한다면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사람에 머물고 만다.


간혹 자기 몫을 제대로 못 해내는 사람들도 있다. 그럴 때는 무엇이 문제인지 서로가 파악하고 개선할 필요가 있다. 주변에서 그의 성장을 위해 배려와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주는 것은 어떨까. 그것이 함께 사는 사회가 아닐까 싶다. 조직 사회는 냉정하기 때문에 그럴 여력이 없다고 외치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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