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해주는 회복력 강화 의식
내가 그동안 참여했던 프로젝트는 대부분 2~3개월의 짧은 기간 동안 집중해 성과물이 나오는 형태의 프로젝트였다. 여러 개의 프로젝트가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서 이럴 경우, 당연히 심신이 지칠 수 있다. 그래서 프로젝트 하나를 마치고 다음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스스로 몸과 마음의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시 회복력(Resilience)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지난 글 06.영끌해서 프로젝트를 마치고 난 뒤에서도 언급했지만 이렇게 프로젝트 베이스로 일하는 프로페셔널들은 결코 슈퍼히어로가 아니기 때문에, 그리고 풀타임 잡처럼 조직에서, 팀에서 나를 케어해주는 게 아니기 때문에, 나 자신의 웰니스와 행복을 위해 평소에 내면의 목소리와 심신의 밸런스를 스스로 점검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도움이 되고자 내가 하고 있는 방법을 몇 가지 나누고자 한다.
1) 프로젝트 Reflection time 갖기
프로젝트가 끝날 때마다 프로젝트를 함께 했던 팀원들과 reflection time을 갖기를 추천한다. 혹시 어려운 상황이라면 self-reflection 타임이라도 정해서 랩업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Reflection Note"를 만들어보는 것도 좋다. 그리고 아래와 같은 열린 질문을 던져보자.
잘한 점과 개선할 점은 무엇인가?
다음에 다시 이 프로젝트를 한다면 어떻게 다르게 할 것인가?
스스로 성장했다고 느낀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배운 점이 있는가? 있다면 무엇인가?
프로젝트를 하면서 재미있고, 즐거웠는가?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그렇지 않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 어떻게 극복했는가?
팀워크는 좋았는가? 만약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그렇지 않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다음에도 이 팀원과 함께 일하고 싶은가?
빈 종이에 프로젝트 기간 내에 감정의 곡선을 그려본다. 높낮이에 대해 이유를 생각해보고 서로 나눈다.
감정의 곡선을 적은 종이를 힘차게 찢는다.
각자 돌아가며 감사의 한 마디를 나눈다.
마무리한다.
2) 자존감 점검하기
프로젝트를 끝내고 나면 행여나 고객과의 갑을관계로 인해 자존감이 낮아질 수 있다. 또한 풀타임 잡이 없는 프리랜서의 경우, 소속과 타이틀이 없기 때문에 불투명한 미래와 경제적인 불안정으로 인해 심리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프로젝트를 마칠 때마다 자기 회복력(Self-resilience)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나는 평소에 슬픔과 분노 등 감정표현을 잘하는가?
나는 지금 나 자신을 사랑하고 있는가?
만약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나는 어떤 상황에서라도 무엇을 하든지 잘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나는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이 주변에 있는가?
3) 웰니스 타임 갖기
편한 옷을 입고 상대적으로 조용한 공간을 찾아 자리를 잡고 앉아 눈을 지그시 감는다. 명상의 시간이 되어도 좋고 기도의 시간이 되어도 좋다. 혼자 조용히 산책을 해도 좋다. 오로지 나한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적어도 30분에서 1시간 정도 마련한다. 긴 호흡을 통해 내 몸 안의 에너지를 점검한다. 잠시 잡생각을 멈추고 내면의 자아와 함께 visioning 대화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내가 생각하는 가장 행복한 삶은 무엇인가?
5감을 적극 활용해서 그 장면을 구체적으로 그려본다. (장면, 이미지, 색상 등)
그런 삶을 사는 나는 어떤 사람인가?
그런 삶은 사는 미래의 나는 지금의 나에게 뭐라고 얘기를 할까?
그런 삶을 살기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내 삶의 가치(Value)는 무엇인가?
내가 앞으로 어떤 프로젝트를 한다면 그런 삶을 추구하는 데 도움이 될까?
그럼 지금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이렇게 세 단계를 거치고 나면 한결 정리된 느낌과 함께 진짜 마무리했다는 가벼운 기분이 들게 된다. 그래서 새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긍정적인 에너지와 열정이 충전된 상태로 온전히 몰입할 수 있다. 이 방법은 프로젝트를 마친 후 내가 지키려고 하는 작은 의식(Ritual)이다. 내가 넘어지지 않게 도와주는 의식이 아니다. 넘어져도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금방 일어날 수 있도록, 번아웃이 오지 않도록, 회복력이 발휘되어 내 몸과 마음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키는 "자기 방어"인 셈이다. 돌아보면 여러 개의 프로젝트가 겹쳐서 시간과 에너지의 한계로 이 의식을 빼먹은 적도 있긴 하다. 하지만 되도록 이 '회복력 강화 의식'을 지키려고 한다. 이와 함께 일주일에 한 번 온라인 요가 수업을 듣고, 코칭 공부도 하고 있다. 이 모든 경험이 나 자신에 대한 깊은 이해뿐 아니라 삶이 풍성해지는 느낌을 받는 동시에 인생의 방향성을 찾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그래서인지 작년 부터 지금까지 감정의 큰 흔들림없이(번아웃없이) 프로젝트를 하면서 코로나 기간을 나름 잘 극복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앞으로 프로젝트를 계속할 것이고(이게 나의 먹거리고) 그런 커리어 여정을 헤쳐나가는 나는, 나는 소중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