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7> 너의 이름은.

내 일을 준비하는 10가지.

by 디자인어

<디자인어 수업> 내 일을 준비하는 10가지.


내일은 영어로 'Tomorrow' 이다. 그리고 내 일은 'my work'로 번역된다. 청춘들이 내 일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될 10가지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7. 너의 이름은.


"이 말을 하고 싶었어. 네가 이 세상 어디에 있건 꼭 다시 만나러 갈 거라고. 그 사람은 누구? 잊고 싶지 않은 사람! 잊고 싶지 않았던 사람. 잊으면 안 되는 사람! 너의 이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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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름은.><스즈메의 문단속>, <날씨의 아이>로 친숙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2016년 개봉작입니다. 일본 원제는「君の名は。」, 영어 제목은 「Your Name.」입니다. 작품명 끝에 마침표(.)를 붙이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일반적으로는 생략하는 게 자연스럽죠. 감독이 굳이 붙였다는 건 그 자체가 연출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보통은 문장 기호로 "너의 이름은?" 물음표(?)가 붙어야 합니다. 그러나 마침표(.)로 끝남으로써, 질문이 아닌 이야기의 의도적 장치로 바뀝니다. 즉, "너의 이름은 뭐니?" 가 아니라, "너의 이름은. (내가 기억해야 할 단 하나의 이름이다)"라고 단정적으로 선언을 하는 거죠.


마침표 하나라는 작은 구조물이 큰 서사를 상징하는 디자인적 장치로 사용되었습니다.

물음표로 끝내면 닫힌 질문이지만, 마침표는 오히려 열린 공백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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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라는 연애 예능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20대 초중반의 모태솔로 남녀들의 설렘 가득한 첫 연애 모습은, 누군가를 좋아했고, 어설펐고, 뚝딱 대던 과거를 회상하기에 충분했습니다.


능숙함보다는 어설픔이 경쟁력이 된 프로입니다. 프로그램명에서 '~지만'이라는 접속사를 제외하는 게 더 적합하지 않나, 생각도 해봅니다. 연애는 누구나 갈망하고 모태솔로만의 특별한 차이는 없을 테니까요.


'Sleeping Beauty*' 음악을 배경으로 한 차가운 도시 감성이 매력적인 <하트시그널>, 한국판 '투핫' <솔로지옥>도 좋지만, 화제성으로 보자면 단연 극사실주의를 표방한 <나는 솔로>를 위협할 대상은 없어 보입니다. 이 프로에선 출연자들은 모두 예명을 사용합니다. 나이가 많으면 '영수', 남자다우면 '영철', 특이하면 '광수', 여성은 단연 아름다운 미모의 '옥순'에 눈이 갑니다.


우리의 어린 시절은 이름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 다오."


김춘추 시인의 꽃에서 언급된 것처럼 호감 가는 이성의 이름을 아는 것만으로도 큰 기쁨이었고,

알아낸 상대의 이름에 남몰래 나의 이름을 더해 100에 가까운 이름의 합을 구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모두 어른이 되어갑니다. 어른의 정의는 무엇일까요? 나이의 법적 기준을 넘어 경제적으로 자립하고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다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관계에 있어 이제 이름은 가장 우선시되는 정보가 아닙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직업은 수익 활동을 영위케 하는 수단인 만큼 삶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물론 직업은 '나'의 모든 것을 설명해 주지는 않습니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어린 시절 가장 먼저 말했던 정보들을 오히려 말하지 않고 친분이 쌓일 때까지 숨깁니다.

스크린샷 2025-08-27 오후 12.05.02.png 장 폴 사르트르(Jean-Paul Sartre, 1905년 6월 21일 - 1980년 4월 15일)

실존주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Jean-Paul Sartre)*'는 말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설명할 방법을 찾지 못해 그들의 직업 뒤에 숨는다. 그리하여 자신의 정체성을 그 직업의 정체성과 일치시킨다."


이 표현은 현대인의 맹점을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스크린샷 2025-08-27 오전 11.07.27.png <여성 출연자의 직업 공개에 매우 놀라는 남성 출연자들>

수많은 연애 관찰 프로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은 출연자들의 직업이 공개되는 순간입니다. 최종 선택을 통한 커플 매칭의 순간은 과정에 통계의 확률이 작용하지만, 직업 공개의 순간은 추측만 가능합니다. 그리고 그 추측은 그 사람의 정체성이 됩니다.


직업은 수많은 선택이 쌓인 나의 결과물입니다.


너의 이름은?

너의 직업은?

나의 정체성.



* 신카이 마코토는 일본의 애니메이션 영화감독 겸 소설가이다.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 〈스즈메의 문단속〉등의 크게 흥행한 애니메이션 영화를 만들었으며 미야자키 하야오 이후 가장 흥행에 크게 성공하고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감독이다.


* 'Sleeping Beauty'는 <하트시그널 시즌2>에 김현우와 오영주의 공동 관심사로 작용한 곡이며, 이후 하트시그널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상징적인 곡이 되었다.


* 장 폴 사르트르는 20세기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소설가, 극작가. 실존주의를 처음 사용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으며, 정확히 말하면 자신의 철학을 실존주의로 명명한 최초의 철학자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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