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2일.
우리 가족과 16년을 함께 했던 차돌이가 떠났다.
혹시나 싶어 아침부터 자신을 지켜보던 엄마와 내가 저녁을 먹고 치우고 샤워까지 다 하고 나왔을 때, 먹은 게 없어 기운이 하나도 없었을 몸을 이끌고 화장실까지 가서 몸을 비운 돌이는, 엄마의 품에 안겨 조용히 잠들었다.
차돌이가 떠나고 한 일주일은 뇌 어딘가가 엉킨 것처럼 과거와 현재가 랜덤으로 이어지는 꿈을 꾸느라 1, 2시간에 한 번씩 잠이 깼고, 차돌이가 나오는 꿈에서 깨어나면 어김없이 눈물이 흘렀다.
본가에서 독립하기 전 어느 휴일, 나는 여느 때처럼 티브이를 보면 소파에 앉아 있었다. 내 옆에서 자다 일어난 차돌이는 내 팔 밑에 코를 디밀고 굳이 그 틈을 비집고 들어와 내 무릎에 앉겠다며 용을 쓰고 있던 찰나, 차돌이 촉감이 온몸에 느껴졌던 순간, 꿈에서 깼던 날엔 해가 뜰 때까지도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자다 일어나서도, 화장을 하다 가도, 택시를 타고 이동하다가도, 길을 걷다가도 정말 아무 때나, 아무 데서나 눈물이 차올랐다.
작년 말부터 여기저기 아팠고, 2번의 수술 이후 더 이상의 수술도 힘들었고, 마지막인 줄 알고 놀라서 뛰어간 것도 여러 번이라 마음의 준비가 충분히 되어 있는 줄 알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가슴이 미어진다'라는 말의 의미를 온몸으로 새기는 느낌이었다.
허나 살다 보면 인생에 나쁜 일이기만 한 일은 많지 않다는 것.
슬프기만 했던 현재에서 한발 떨어져 과거를 돌아보니, 차돌이가 주었던 수많은 추억들이 다시 나를 위로한다.
돌이와 함께 했던 나날을 떠올리며 일상과 사람들 속에서 한 발짝 멀어진 덕분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내 모습을 꽤 깊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
이런저런 글도 끄적이게 되었고, 한동안 고민만 하고 있던 삶의 방향도 어느 정도 정리할 수 있었다.
지금도 본가에 가면 나도 모르게 차돌이가 엎드려 있던 곳을 보게 된다.
식탁 밑도 쳐다보게 되고, 화장실에 갔다 오면 화장실 앞 매트에서 차돌이가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아 조심스럽게 문을 열게 된다.
살짝 열린 문틈으로 코를 넣고 들어올 것 같고, 간식을 달라고 앉아서 손을 들 것 같고, 내가 현관 밖으로 나가려 하면 예의 그랬던 것처럼 짖으면서 뛰어올 것 같다.
옆에 있던 날들 보다, 돌이를 보내고 나서 그 아이의 소중함을, 그 존재감을 더 많이 느낀다.
작은 몸으로 얼마나 많은 사랑과 위로를 주었는지, 덕분에 얼마나 든든했던지.
조카들이 태어나고 집에서 독립하면서 한동안 잊고 있던 녀석의 위대함을 다시 느끼고 있다.
잠시 멈추고 나를 더 깊이 돌아보게 해 준 것.
그렇게 정리한 생각을 글로 옮기고, 실행에 옮길 수 있게 해 준 것.
어쩌면 차돌이의 마지막 선물이 아닐까?
차돌아, 그동안 정말 고마웠어.
우린 꼭 다음 생에 다시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