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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signer MYO Oct 05. 2018

day 27. 클리블랜드 미술관 전시

Cleveland Museum of Art_02

집에서 걸어서 10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 클리블랜드 미술관(Cleveland Museum of Art)은 집에만 있기 답답할 때 산책 겸 왔다가 간식을 즐기는 곳이기도 하다. 벌써 여러 번 방문했음에도 2층에는 처음 올라와본다는 사실이 스스로도 놀랍다.

에스컬레이터로 연결되어 있는 2층에 올라와서 보니, 겨우 한 층을 올라왔을 뿐인데도 위치마다 보이는 뷰가 전혀 달라 공간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우선 가장 보고 싶었던 모네의 작품부터 보는 걸로.

파리에 있는 오랑주리 미술관 갔을 때 그 공간이 주는 힘과 어우러진 모네의 그림의 반해, 미술관에 모네의 작품이 있다면 꼭 보고 오는 버릇이 생겼다. (물론, 아직까진 오랑주리 미술관만큼 감동을 주는 곳은 없었다.)

파블로 피카소의 작품도 꽤 여러 점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사이즈가 큰 작업들은 아니었지만, 피카소의 초기 작품부터 마지막 작품까지 전시되어 있어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의 작품이 변화하는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Woman with a Cape(Junction), Pablo Picasso
Harlequin with Violin("Si tu veux"), Pablo Picasso

몬드리안의 작품은 언제 봐도 좋다. 개인적으론 레이아웃을 잡을 때 가장 많은 영감을 받았던 작가이기도 하다.

Composition with Red, Yellow and Blue, Piet Mondrian

클리블랜드 미술관은 화려한 컬러의 작품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고, 덕분에 새로운 색의 조합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

The Aviator, Fernand Léger
Fulton and Nostrand, Jacob Lawrence

특히 미국 작가들의 작품들이 있던 섹션에서는 이번 'Creative Fusion 2018 : Data Arts Edition프로젝트 아트웍의 컬러에 대해 영감을 얻을 수 있어서 기뻤다. (1층 ARTLENS Gallery에 있던 인터랙티브 작품에서 만났던 그림을 다시 보니 반갑다!)


생각보다 훨씬 다양한 작품을 보유하고 있었고, 퀄리티가 높았던 놀랐던 아시아 섹션.

이 미술관에 해 질 녘까지 여기에 있어보긴 처음이었는데, 유리로 되어 있는 천장과 벽면을 통해 들어온 빛이 공간에 머무는 모습이 장관이었다.

야오이 쿠사마의 전시는 끝났지만 그녀의 작품은 아직 같은 자리에서 찬란한 햇살을 받고 있었다. 그 사이에서 눈부신 햇살을 맞고 있자니 잠시 다른 세상에 온 기분.

하루 종일 다양한 분야의 다채로운 작품을 감상했지만, 개인적으로는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바로 'An American City'라는 제목의 작품이었다.


Marlon de Azambuja와 Luisa Lambri라는 작가의 작품이었는데, 전시장 끄트머리에 있는 문을 열고 들어가야 볼 수 있어 자칫 지나치기 십상이다. (이 작품을 지나치지 않고 들어가게 된 데에 깊은 감사를 표한다.)

콘크리트로 도시를 표현한 점이 흥미로웠는데, 실제 도시를 보는 것처럼 다양한 뷰에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 작품의 공간감이나 리듬감, 컬러감까지 개인적으론 아주 마음에 들었다.

사진에는 잘 보이진 않지만 파스텔톤 하늘과 작품이 어우러진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다. 취미이기도 하지만, 일 때문에도 전시를 자주 보다 보니 예전처럼 감동을 받는 순간들이 줄어들어 아쉬웠는데, 이 작품은 모처럼 오랜 시간 작품 곁에 머물고 싶게 해주었다.

전시를 다 보고 나서 2층 테라스로 나가니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면 찬란한 햇살을 드리운다. 따뜻한 햇살과 선선한 바람, 로즈메리 향을 맡으며 잠시 힐링. 


앞으로 여기에 더 자주 올 것 같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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