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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signer MYO Oct 03. 2018

day 26. 인터랙티브 전시의 좋은 예

Cleveland Museum of Art_01 


오늘은 지난번에 야요이 쿠사마의 'Infinity Mirros'(day 10. 야요이 쿠사마 전시전시를 봤던 클리블랜드 미술관(Cleveland Museum of Art)을 다시 찾았다.


클리블랜드 미술관은 아시아와 이집트 미술품을 국제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데, 전 세계의 작품들이 4만 5천 점이 넘는다고 한다. 또한 연간 약 705,000명의 방문객을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많이 방문하는 미술관 중 하나인데, 지난번에 왔을 땐 오후에 미팅이 있어 제대로 둘러보지 못했다.


미술관은 2층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1층에는 ARTLENS Gallery카페, 특별전을 위한 전시장이, 2층에는 고흐, 마티즈, 모네 등의 유명 작가들의 작품부터 현대 미국 작가들의 작품, 아시아 미술품까지 다양한 컬렉션이 전시되어 있다.  

 ARTLENS Gallery 입구

자동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왼쪽 섹션에 클리블랜드 미술관 작품들로 퍼즐을 맞추거나 직접 그림을 그릴 수 있는 6가지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즐겁게 참여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온 가족이 함께 작품을 즐기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지난번에 방문했을 때에는 작품마다 아이들이 줄을 서 있어서 나도 경험해볼 수 있을까 싶었는데, 다행히 오늘은 갤러리 안에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하나하나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

카드를 뒤집어 비슷한 스타일의 작품을 맞추는 게임을 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테이블

6가지의 작품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PAINT PLAY라는 작품이었는데,

아래 영상처럼 화면 앞에서 허공에 그림을 그리면 화면에 내가 그리고 있는 그림을 볼 수 있다. 여러 번 해보니 컬러 조합은 랜덤으로 바뀌었고, 한 번의 버벅거림도 없이 매끄럽게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바닥에 있는 버튼도 아무런 에러 없이 잘 작동되었다. (하.. 에러 체크하는 이 직업병..)

그림을 그리는 동안 나는 화가라기 보단 지휘자가 된 느낌이었다!

그 옆에 있던 작품은 자신의 초상화를 그려보는 것이었는데,


1. 의자에 앉아 내 얼굴 사진의 사진을 찍고

2. 그 사진이 흑백의 라인 드로잉으로 바뀌면

3. 목탄, 연필, 수채화 등 그림의 스타일을 선택하고

4. 배경으로 깔린 내 사진 위에 그림을 그리면 된다.

한 사람이 그림을 그리는 동안, 다른 사람들은 정면에 설치된 큰 화면에서(이 화면에서는 배경으로 깔린 사진은 보이지 않음그림 그리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화면에 대충 선을 그어도 결과물이 멋지게 나온 점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그림을 그리거나 게임을 하는 섹션을 지나 오른쪽으로 이동하면 7개의 작품이 더 설치되어 있다. 


첫 번째 작품은 클리블랜드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는 작품이 랜덤으로 화면에 나오면 15초 동안 작품을 감상하도록 하고, 그동안 그림을 감상하는 사람들의 시선을 트래킹 해서 어떤 경로로 작품을 감상하는지 보여주었다.

마지막에 내가 어느 부분을 가장 오래 봤는지도 분석해서 보여준다.
다른 방문객들을 어떤 부분을 가장 오래 봤는지도 비교해서 볼 수 있다.

이 작품 또한 한 방문객이 모니터를 통해 경험하는 모습을 모두가 볼 수 있도록 위에 큰 화면이 설치되어 있었다. 이 모습을 보고 지난 가던 사람이 발길을 멈추기도 하고, 다른 사람이 작동하는 것을 보면서 방법을 배우기도 한다. 

1층의 전시를 모두 감상한 후, 2층 갤러리에 갔더니 화면에서 봤던 작품들이 중간중간 전시되어 있었다. 1층에서 인터랙티브 전시를 통해 만났던 작품을 발견하면 어찌나 반갑던지! 마치 오랜 친구라도 만난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다음에는 화면 위에 나오는 3가지 원에 있는 그림의 어느 위치인지를 찾아서 매칭하거나,

아트 작품의 패턴이나 무늬를 직접 따라서 그려볼 수 있는 전시들이 이어졌다. 그리고 작품마다 모든 과정이 끝날 때마다 실제 작품이 갤러리 어느 위치에 있는지 보여주면서 자연스럽게 작품을 보러 갈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2층을 올라가는 계단이 보이는 창을 보고 있는 ARTLENS Gallery의 마지막 작품  

오늘 전시를 보며 느낀 점을 다시 한번 정리하자면,


1. 모든 인터랙티브 작품이 에러 없이 작동이 잘 되고 결과물의 퀄리티가 상당히 아름답다는 점,

2. 현장에서 큰 화면을 통해 모든 과정을 참여자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볼 수 있게 했다는 점,

3. 앱을 통해 모든 경험을 저장하고,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
4. 이렇게 게임을 하듯이 즐겁게 모든 인터랙티브 작품을 경험하고 난 후에 2층 갤러리에서 해당 작품을 만나게 되면, 더 흥미를 갖고 집중해서 보게 된다는 점이 아주 매력적이었다.


내가 손짓을 하면 화면에 그림이 그려지고, 퍼즐을 맞추는 등의 인터렉션 작품은 수없이 많다. 인터랙티브 펜이나(The Pen, Cooper Hewitt Smithsonian Design Museum), 앱을 이용해서 전시관에서 본 작품을 저장하거나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곳도 많다. 


다만, ARTLENS의 작품들은 방문객들이 이 미술관에 와서 경험하게 될 콘텐츠를 동선에 따라 구성했고, 그 과정이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아서 작품을 보다 재밌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는 부분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그럼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좋았던 2층에 있던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는 내일 브런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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