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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signer MYO Oct 31. 2018

day 50. 변덕스러운 클리블랜드의 날씨

이보다 더 변덕스러울 순 없는 날씨에 대하여

클리블랜드는 날씨가 좋은 것 같다고 말하는 지인들이 많다. 아마도 그건 내가 비 오는 날엔 집에만 있고, 해가 나오면 밖에 나가 사진을 찍어서 올리기 때문일 거다.

실제 여기서 내가 아침마다 맞이하는 날씨는 대부분 아래 사진과 같다. 흐리거나 비가 오거나.

날씨가 흐리기만 한 것이 아니라 변덕이 심하다. 화장실 들어가기 전과 후의 날씨가 다르다고 보면 된다. 실제로 아래 사진은 (다른 포스팅에서 공유한 적이 있긴 하지만) 서점에 들어가 전과 후의 사진이다.

서점을 나와 잠시 화장실에 다녀왔더니 웬걸..  그새 다시 구름이 몰려와 비를 흩뿌린다. 예측을 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수준이다.

한 번은 우버를 타려고 나왔는데, 그땐 분명 비가 살짝 내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금세 비가 그치더니 저 멀리 파란 하늘이 나타나고, 해가 반짝!

친구들이랑 춥다고 난리였는데, 해가 나니 금방 또 덥다. 클리블랜드의 날씨란..ㅋㅋ 모두 9분 동안 일어난 일이었다.

하루는 구름이 많긴 하지만, 나쁘지 않은 날씨라며 친구들과 신이 나서 업타운에 갔다.

프린트할 파일을 맡기고 점심을 먹으러 가는데 갑자기 날이 흐려지더니 비가 내리는 거다(이제 여기까지는 놀랍지도 않다). 그러더니 우박이 마구 쏟아졌다... 우린 어쩔 수 없이 잠시 차 안에 있기로.

거세던 비가 약해지는 것을 보자마자 길 건너편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뛰어갔다.

밥을 먹고 나왔더니, 역시 클리블랜드.

바닥의 물을 다 말려버리겠다는 기세로 햇살이 내리쬔다. ㅎㅎ

차를 타고 집에 왔더니 다시 구름이 가득. 그 뒤로 며칠 동안 계속 비가 왔다는 슬픈 이야기.

하루에도 날씨가 수십 번씩 변하니, 날씨 앱으로 내일 날씨를 미리 확인하는 건 크게 의미가 없다. 클리블랜드에 나를 만나러 오기로 한 친구가 짐을 꾸리면서 날씨가 어떻냐고 물었을 때에도, 난 나도 모르겠다고 그저 옷을 여러 가지로 넉넉히 챙겨 오라는 말 밖에 할 수 없었다. 여기선 옷을 레이어드 해서 여러 겹 껴입는 게 상책이다. 언제든 입고, 언제든 벗을 수 있도록.

같은 날 2시 54분, 5시 4분에 캡쳐한 이미지

바로 옆에 있는 큰 호수의 영향으로 오락가락하는 날씨도 힘들지만, 일주일 내내, 하루 종일 비가 오면 그야말로 기분이 땅바닥까지 축축 쳐진다.

처음 왔을 때만 해도 해가 쨍쨍하고 엄청 더웠는데, 겨울이 올수록 해를 보기 힘들다. 늦가을, 혹은 초겨울에 돌아갈 테니 두꺼운 옷은 많이 필요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었는데 웬걸.


벌써부터 추운 날은 기온이 4~5도까지 내려간다. 겨울이 되면 눈도 엄청 온다더니 그 겨울이 내가 생각했던 12월이 아니었다. 11월에도 눈이 쏟아질 때가 많다고 한다.


우리는 셋은 입버릇처럼 두꺼운 점퍼와 부츠를 사러 쇼핑몰에 가야 할 것 같다고 했었는데, 이젠 정말 때가 온 것 같다. 내일은 더 추워지기 전에 월동 준비를 하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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