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umn in Cleveland
열흘 만에 비가 그치고 해가 나왔다. 해님을 영접하고자 오랜만에 밖에 나왔더니, 찬란한 가을이 마지막 빛깔을 마음껏 뽐내고 있다. 모처럼 기온도 13도로 올라와서 그다지 춥지 않기에 알시노와 함께 산책을 하기로.
독일에서 온 알시노는 베를린의 가을은 여기처럼 아름답지 않다며, 잎 하나하나 색을 확인하고 사진을 찍으면서 신이 났다. 나는 감기에 걸린 데다가 한동안 기온이 뚝 떨어져 며칠 동안 집에만 있었던지라, 오랜만에 밖에 나오니 숨통이 트인다.
여러 가지 슬픈 소식으로 마음이 가라앉아 있던 참인데 긍정적인 에너지가 가득한 알시노와 수다를 떨면서 찬란한 가을을 만끽하고 나니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역시 사람에게는 사람이 약이다.
아파서 집에만 머무는 동안 메시지를 보내주고, 답이 없으면 문을 두드리며 내 상태를 확인하고, 물과 음식을 챙겨준 알시노와 안젤리카. 이들은 만난 건 올해 최고의 행운이다.
일기예보에 따르면 이번 주 토요일부터 눈이 올 예정이란다. 11월에 눈이라니...
부디 폭설이 아니길 바라며, 얼마 남지 않은 클리블랜드의 가을을 맘껏 즐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