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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signer MYO Sep 16. 2018

day 5. 아티스트들과의 첫 만남

Social Gathering with Artists

월요일에 도착한 나와 달리 다른 인터내셔널 아티스트 안젤리카(Angelica)는 수요일 저녁에, 알시노(Alsino)는 목요일에 밤에 도착하는 바람에 얼굴 한 번을 보지 못했다. 그런 우리 셋과 클리블랜드 로컬 아티스트 5명, 이 프로젝트를 함께 하는 실무진까지 모두 한자리에 모이는 날!


파티 장소는 Government Relations의 부사장이자 CNP(Cleveland Neighborhood Progress)에서 전략을 담당하고 있는 에리카(Ericka)의 집이었다. 스페인 마드리드에 살고 있는 브라질 출신 안젤리카, 독일 베를린에서 왔다는 알시노와 인사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에리카의 집에 도착. 집 안에는 이미 꽤 많은 사람들이 와 있었다.


자, 정말 창피하지만 여기서 나의 민낯을 고백하자면, 무역업을 하셨던 아버지 덕분에 어릴 때부터 거의 모든 대륙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봤고, 런던에서 지내는 동안 정말 다양한 인종을 만나 봤음에도 이렇게 흑인들만 많은 곳에 있는 건 처음이라.. 솔직히 살짝 당황했었다.

살짝 놀란 마음과 어색함을 뒤로한 채 15명과 인사를 나누고, 함께 음식을 먹고, (음식은 뷔페식으로 간단하게 차려져 있었는데 하나같이 짜지 않고 신선했으며 맛도 좋았다!) 

삼삼오오 모여 수다를 떨면서 각자 준비해온 와인과 맥주를 나누어 마셨다.

이때, 미국 친구 한 명이 독일 맥주와 스페인 와인이 있다며 우리에게 권했다.


독일 에일...?

병에 든 샹그리아...?

허허.. 난 그냥 마시고 있던 화이트 와인이나 마시련다.


경험상 독일 에일이 맛있긴 쉽지 않은데, 심지어 처음 본 라벨이었고 캔에 들어있었다. 그건 그렇고 병에 든 샹그리아라니.. 맛없을 확률이 아주 높다.


와인병을 본 안젤리카 왈. 라벨을 잘 보란다.

그러면서 라벨 디자인의 특징을 친절하게 설명하더니, 잘 봐 두고 다음부터 절대 이건 사지 말란다. (나중에 맛을 봤는데, 음.. 역시 이런 예감은 절대 틀리지 않는다.) 


캔에 들어있던 독일 에일은 알시노의 충고를 듣고 아예 따지 않았는데, 개인적으론 아주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이후 그 맥주 캔을 한 미국 친구가 집에 가져갔는데, 맛을 본 친구 왈. 우리한테만 하는 말이지만 공짜로 줘도 다신 먹고 싶지 않단다.)


이런저런 농담과 서로의 공통점을 찾으며(의외로 한국에 와본 사람이 많았다!) 분위기는 점점 더 화기애애해졌고, 난 드디어 조슈아(Joshua, 클리블랜드 파운데이션에서 'Creative Fusion 2018 : Data Arts Edition'를 직접 기획하고 진행하고 있는 실무 담당자)에게 가장 궁금했던 질문을 할 수 있었다.


대체 날 어떻게 찾았어?

- 구글.(역시..) 

그거 알아? 너랑 안젤리카가 같은 콘퍼런스에 있던 적이 있어. 그래서 널 알게 됐어. (오! 세상이 어찌나 좁은지!)


난 다시 물었다. 수많은 아티스트 중에 왜 나였어?

- 난 데이터를 활용해서 아트로 풀어내려는 이 시도가 우리의 지역 문제를 서로 이해하고 풀어내는 데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너는 이런 분야에 이미 많은 경험이 있어 보였거든. 더불어 우린 다양한 대륙에서 이 프로젝트에 참여해주길 원했는데, 알다시피 말레이시아 등의 몇몇 아시아 국가는 미국과 우호적인 관계가 아니잖아? 하지만 한국은 다르지. (그래.. 그래서 내가 입국할 때 그 고생을 했다..)


머릿속이 살짝 복잡해졌지만, 일단 그에게 나를 보여준 구글에게, 그리고 나를 선택해준 그들에게, 그리고 내가 한국 사람인 것에 감사한 걸로.


7시 반부터 시작된 파티는 11시 반이 되어서야 마무리되었고, 헤어질 때쯤에야 우린 나이대가 다들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 같이 소오~~~름!) 

심지어 Alsino는 나와 동갑. 여기서 동갑내기 친구를 만날 줄이야.


낯선 사람들과 이렇게 대화가 잘 통할 수 있다니!  

이 사실도 놀라웠지만, 나도 인지하지 못했던 나의 편견을 단 몇 시간 만에 나도 모르게 잊어버리 게 해 준 것이 더 놀라웠다. 그리고 감사했다.   




우리의 대화 끝에 조슈아 왈. 우리는 아트 프로그램에 지원을 해야 하는데 윗분들께서 데이터 비주얼라이제이션이나 인포그래픽이 어떻게 아트가 될 수 있는지 이해를 하지 못하시어 설득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단다. 그러니 가급적 아티스트로 나를 소개하길 바란단다. 프로젝트 뭐가 되었든 내가 하고 싶은 데로 하면 되니 걱정은 말고. (우리나라나 남의 나라나..)

어쨌든 난 이렇게 미국에서 아티스트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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