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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signer MYO Sep 15. 2018

day 4. 사소한 문제들

타지에서의 삶이 이렇지, 뭐.

언제나 그러하듯 외국에서 지내다 보면 어디다 말하기도 뭐 한, 아주 사소한데 황당한 사건 & 사고들이 일어나곤 한다. 도쿄에선 앞으로 지낼 집에 도착해서 짐을 풀고, 아침에 라테를 만들어 먹겠다며 우유를 사러 편의점에 갔다가 우유 대신 요구르트(글씨를 읽지 못해서 생긴 대참사. 그런데 디자인이 정말 우유랑 똑같았다!)를 사 오는 바람에 요구르트 커피라는 정말 말도 안 되게 이상한 맛으로 아침을 시작했었고, 영국에선 한국에서 온 우편물을 받지 못해 무려 두 시간 반이나 떨어진 곳에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30분을 넘게 걸어서 힘겹게 갔더니 필요 없는 서류여서 황당했던 경험이 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일부터 집에 두고 온 서류를, 부모님께서는 중요한 서류인 줄 알고 DHL로 보내셨더라는..) 


역시나 이번에도 이러한 일들은 일어났는데,


1. 드라이어 작동 X

예전에 쓰던 헤어드라이어는 미국에서도 작동은 하더니만 파워 모터를 자랑하는 다이슨은 아예 작동을 하지 않는다... 불만 깜빡 깜박.. (참고로 몇 년째 아주 긴 헤어스타일을 고수하고 있고, 의외로 숱도 많다.)


2. 내 택배는 어디에..

드라이기가 작동을 안 하면... 그렇지, 변압기를 사면 된다! 드라이기 전압을 확인하고, 아마존에서 컨버터를 검색했더니 역시나 220V 드라이기를 110V에서 사용할 수 있는 변압기가 바로 나온다.

훗~ 난 스스로를 대견해하며 주문을 하고 배송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나의 변압기가 건물 현관이 잠겨 있다는 이유로 되돌아가 버렸다! 

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그 다다음 날도.

비밀번호가 아닌 스마트 키가 있어야 하는 현관이라 메일함이 있는 곳까지 들어오지 못한 모양이다. 현재 1층에 있는 카페가 공사 중이라 하루 종일 사람이 들락날락 해서 문제가 없을 줄 알았는데.. 아뿔싸! (택배 아저씨는 대체 왜 나에게 전화를 하지 않는 걸까?!) 결국 프로그램 운영자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내일까지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이 와중에 아마존은 매일매일, 참 꾸준히도 온다. 내일도 왔다 갈 것 같은데.. 미안해요. 택배 아저씨ㅠ)


3. 청소기 작동 X

정말 게으르지만 더러운 건 또 못 참는 성격이라 청소기를 빌렸는데, 어라.. 소리만 요란하고 먼지를 전혀 빨아들이지 못하는 거다. 어쩔 수 없이 집에서도 안 하던 청소기 내부를 청소하겠다며 모두 해체. 그런데 하나씩 분리할 때마다 먼지가 잔뜩 떨어지며 어째 집이 점점 더 더러워지는 이상한 시추에이션 -_-;

결국 헤드는 빼버리고 호스만 데면 그나마 빨아들이는 상황이라, 이 넓은 집은 호스만 갖고 청소 완료. 

(땀이 뚝뚝 떨어진다.. 체력도 뚝뚝 떨어진다.. 너무 힘들어서 소파에서 기절)


4. 소금..  

저녁을 해 먹겠다고 피곤한 몸을 일으켰다. 비가 와서 그런지 따뜻한 국물이 생각나서 수프를 끓이기 시작했다. 올리브 유에 마늘을 넣어 향을 내고 당근, 양파, 토마토 넣고 볶다가 푸실리, 새우를 넣고 끓이면서 맛을 보니 생각보다 맛이 괜찮았다. (그래, 오늘의 악재는 이제 끝났어!)

이제 간만하면 되겠다 싶어 새로 산 소금을 넣었는데, 세상에나 어쩜 이런 맛이....-_-;;;; 정말 육두문자가 튀어나오는, 말로 설명할 수 없게 맛없는 맛이었다. 깜짝 놀라 소금 병을 다시 보니 'Salt substitute'라고 쓰여있다. 소금 대용품...? 이건 대체 어디에 쓰는 물건인고?? 소금을 파는 섹션에서 가장 작은 소금을 찾다가 이 아이를 데려왔는데, 소금이라는 글씨만 보고 아래 글씨는 미처 보지 못한 것이다. (하아..)


그래도 저녁은 먹어야 할 것 같아서(청소를 해서 그런지 배가 너무 고팠다ㅠ) 로즈메리, 토마토 소소를 잔뜩 넣고 조금 더 끓여 보았는데도 맛이 회복되질 않았다.


그때 눈에 띈 고추장!

비행기에서 가져온 고추장이었는데, 이 고추장을 몽땅 넣었더니 버릴 뻔한 수프가 기적처럼 살아났다!

역시 대단하다, 고추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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