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디자이너의 마음들]
이번 달이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절반이나 지나갔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사실 쪼개어보면, 2주간의 시간만 지나도 한 번의 보름, 또는 한 달의 절반이 지나가는 것이고, 그렇게 두 번 정도 반복되면 월의 숫자가 달라지는 날이 오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하루하루의 시간을 보낼 때마다 드는 생각은, 정확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번 달의 중간을 맞이하면서, 그에게는 이번 달의 마지막 날까지 이루고 싶은 목표가 뭘까 고민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에 시작한 운동을 일주일에 몇 번씩 갈지, 책을 얼마나 읽을지, 하루 중에서 처음과 마지막에 해당하는 시간읕 어떻게 보낼지, 모든 것에 대한 고민이 들었다. 그 고민을 행동으로 옮겨보고자, 점심시간을 내어 회사 근처의 작은 카페에 들어가 카페라테를 주문하고 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항상 카페를 갈 때마다 들고 가는 작은 수첩을 펼쳐, 오늘의 날짜와 위치를 적고, 이번 달에 원하는 목표를 카테고리별로 나누어 보았다. 신체적 성장, 지적 성장, 정서적 성장, 그리고 사회적 성장. 크게 네 가지로 나누어 적은 후, 그에 맞는 목표들을 적어보았다.
- 신체적 성장 : 일주일에 2-3회 헬스장 가서 1시간 반 운동하기. 주말에는 자동차보다는 대중교통/자전거 사용하기
- 지적 성장 : 비즈니스 영어 회화 강의 듣기, 영어 토론 영상 보기, 디자인 관련 팟캐스트 듣기
- 정서적 성장 : 매일 새로운 음악 플레이리스트 만들기, 영화/전시 보러 가기, 감정 기록하기
- 사회적 성장 : 금요일에는 친구와 연락하기, 주말에는 새로운 것을 경험하기
적다 보면 그동안 하고 싶었던 것이 떠오르기도 하고, 그동안 해오던 것들이 어디에 속하는지도 알아볼 수 있었다. 그렇게 그는 이번 달이 다 가기 전에 해보고 싶은 일들을 나열해 보았고, 그 일들을 해보고 싶어 하는 자신을 발견했다. 목표를 갖는다는 것은 성취를 하는지 못하는지를 떠나 지금 서 있는 자리에서 다시금 자세를 바로잡게 하는 힘이 있는 시간이다. 그렇게 목표를 가지고 사무실로 돌아가는 그의 발걸음이 조금 가벼워진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