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가 절. 절. 절?

순천 송광사

by 김 몽

Alex 삼촌과의 출사여행은 황매산 철쭉축제로 향했으나, 개화시기가 늦어지다 보니 다른 행선지로 향했다는 것은 11화에서 봐서 아실 거다. 아마도 지금쯤이면 황매산에도 철쭉이 가득하리라...


하지만 자연이 하는 일이라 인간이 억지로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발 닫는 데로 다니다 보니 합천 가야산의 해인사와 순천 조계산의 송광사를 연이어 방문하게 되었다. 이참에 짱구에게 금수강산의 수려함과 우리 문화의 우수성에 대해서 공부할 좋은 기회라 생각했다.


우리나라 사찰은 보통 산중에 있는 까닭에 자연스레 가벼운 산행과 산보를 하는 이점도 있다.

때로는 계곡을 따라 때로는 소나무 숲을 따라 느린 발걸음으로 걷노라면 부질없는 욕망과 생활의 때가 벗겨지는 듯하다.


송광사 가는 길


Alex 삼촌은 순천만 출사는 몇 번 온 적은 있지만, 송광사는 처음인지라 사진 찍는 재미에 푹 빠져본다.

짱구도 모든 게 신기한냥 한 번은 향나무에 한 번은 매실나무에 매달려 법당을 바라보거나 지나는 사람들을 바라다본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한참 사진을 찍던 Alex 삼촌은 주변을 살폈는데 짱구가 보이질 않는다.

조금은 걱정이 되는지 여기저기 찾아보기 시작한다.


우화각 징검다리를 바라보는 수국나무 아래에도,

대웅보전 큰 마당 연등 아래에도,

약사전 옆 향나무 위에도,

안마당 장독대 아래에도,

연꽃이 있는 우물 안에도,

없다...


아무래도 안 되겠다.. 법당 안도 찾아봐야지..

대웅보전 법당 문을 열었다..

약사전 법당 문을 열었다..

없다..


지나가는 스님에게 여쭈었다.


"그 동자승.. 저기 관음전으로 향하는 걸 보았네"



관음전에 가까이 가보니 많이 보던 신발 하나가 보였다.

조그마하고 하얀 신발 하나..

관세움보살을 반복하는 스님의 목소리가 목탁소리와 함께 흘러나온다.

문을 열어보았다.

틀어진 목문이 목틀과 부딪히며 열리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삐끄덩 끽~(문 여는 소리)"


크지 않은 실내 법당의 중앙에 합장을 하시고 목탁을 두들기시며 관세움보살을 읊조리시는 스님 옆으로,

작은 아이가 쉴 새 없이 절을 하고 있는 거다..

삼촌은 법당 문을 슬며시 다시 닫는다.


안심한 삼촌은 다시 주변 사진을 찍으며 짱구가 나오길 기다렸다..


얼마나 지났을까?

짱구가 어느새 슬며시 내 곁에 와있다.


"깜짝 놀랐다. 짱구야! 없어진 줄 알고..

그런데 관음전에서 네 신발이 보이는 거야!

너무 반가워 문을 슬며시 열었더니

스님 옆에서 쉴 새 없이 절을 하고 있더라고,,

어쩌다가 절을 계속하고 있던 거야?"


짱구는 씩~ 웃으며 답한다.

"법당 안의 불상이 너무 아름다워서 한참을 바라보고 있는데..

스님이 들어오셔서 문을 갑자기 닫으시는 거야..

기도를 하기 시작하더라고..

그 소리가 너무 낭랑하고 좋았어..

스님이 이제는 관세움보살을 반복하고 절을 하시는 거야..

옆에 있던 누나들도 계속 절을 하기 시작하는 거야..

그래서 나도 따라 하기 시작했지..

한번.. 두 번.. 열 번.. 스무 번..

눈을 감고 있는데 누군가 슬쩍 문을 열고 들여다보는 것 같았어..그래서 도망가려 했는데.."


스님이 말하기를

"동자승..어딜 가려 하는고..수행에 전념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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