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분에 엔도르핀이 우상향 하는 듯
가슴에 머문 카타르시스
지금은 받은 사랑을 돌려줘야 할 때인가.
나눔의 기쁨을 몸 안의 세포들이 기억하여 반응한다.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펼쳐진 자연과 어우러진 텃밭 친구들 그리고 여름에 핀 꽃들.
작은 씨앗을 통해 풍성한 열매를 공급받아 아낌없이 나누는 삶에 동참하는 게 요즘 낙이다.
받는 자와 주는 자의 눈빛에서 동시에 쏘아 올린 카타르시스.
비닐하우스 지붕 위로 두두둑 떨어진 빗줄기를 타고 내려와 가슴에 머문다.
뭔가 개운하면서 진한 생동감이 느껴진다.
식어버린 커피의 마지막 한 방울을 마시며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음악의 볼륨을 높인다.
충만하게 채워진 감성이 등받이 의자에 기댄 채 도통 움직이질 않는다.
눈꺼풀에 힘이 점점 빠져간다.
분위기에 취했나 보다.
비 맞은 깻잎 친구 옆에 가지와 토마토에 멈춘 시선이 멍 때린다.
텃밭의 열매는 오는 사람마다 따주어도 마르지 않은 샘물 같다.
주고받는 미소 속에서 엔도르핀은 끝없이 우상향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이만큼의 행복이 유지되길 나도 모르게 기도한다.
나눔의 시간 속엔 지나온 삶의 이야기와 남아 있는 내일보다 오늘에 충실하자는 약속이 담겨있다.
내일은 내일만이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구보다 나를 위한 시간에 좀 더 집중해야겠다고 다짐하던 목소리가 우렁차다.
사랑과 관심, 인정받기 위해 쉼 없이 달려온 당신과 나에게 박수를 보낸다.
쉼 다운 쉼을 찾아가는 길에서 만난 분홍백합이 격하게 환영한다.
기분 째지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