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단지 길에 내린 눈이 얼어붙으면 길이 빙판이 되어버려 걷기에 아주 미끄럽다. 눈이 내리는 중간중간 빗자루로 몇 번 정도 쓸어내어 작게라도 길을 내어두거나, 눈이 쌓이게 조금 내버려 두었다가도 한 번에 넉가래로 밀어내었더라면, 그 길에 또 쌓이는 눈쯤이야 지나는 사람들의 발걸음으로 다 녹여낼 수 있었겠다.
그런데 그렇지 못했다. 그렇게 되면 오히려 사람들의 발걸음이 눈을 꾹꾹 눌러대어 길을 점점 빙판길로 만들어버린다. 쌓인 눈이 빙판으로 변하면 어린아이들이야 미끄럼 주욱 타면서 더 즐거워하지만 그 길 따라 걷는 대부분 사람들은 아주 고생스럽다.
회사 일이나 집안일이나 삶의 날이 추워지고 눈이 내리기 시작하면 '아. 눈 온다.' 하며 넋 놓고 바라만 보고 있으면 안 된다. 몇 번이라도 쓸어내어 좁게라도 길을 만들거나 아님 넉가래가 어디 있나 찾아놓기라도 해야 한다. 그래야 눈 내린 후 부지런한 발걸음으로 남은 눈을 녹일 수 있다. 스스로 빙판을 만드는 일은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