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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래도 May 12. 2019

관심 처방전

집에 있는 작은 어항에 작은 물고기 6마리가 살고 있다. 오늘 아침에 보니 그중 한 마리의 동작이 눈에 띄게 둔해졌다. 경험상 그런 경우 다시 건강을 회복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상태가 점점 안 좋아지면서 며칠 후에 보통 죽고 만다.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이라고는 평소보다 먹이를 더 챙겨주는 정도밖에 없다. 내가 알아차리기 전, 무관심의 기간 동안 물고기의 상태는 점점 악화되어왔겠다.


집에서 키우는 식물도 마찬가지다. 내가 관심을 끄고 있는 동안, 포인세티아에 깍지벌레가 하얗게 붙어 있고, 을 좋아하는 시클라멘 역시 잎이 말라 축 늘어져있다. 오랜만에 약 뿌려주고 물 흠뻑 주고 다른 식물들도 살피고 나니 마음이 좀 편해졌다.

보통 식물에 지나치다 싶게 흠뻑 물을 준다. 자연이 그러해서 그런다. 비 올 때 적당히 내리고 그치지만 않는다. 식물은 비에 충분히 몸을 적셔 수분을 흡수하고 노폐물은 씻어 흘려보낸다. 식물은 수분에 대한 결핍과 충족의 시간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며 성장한다.


‘지나친 관심이 오히려 독이 된다.’는 말이 있지만. 문제는 지나친 관심에 있지 않다. 관심의 깊이와 배분 처방이 중요하다. 편협한 관심을 하고 적절한 처방을 내려야 한다. 잘 자라기를 바라며 한 식물에게만 계속 물을 주면  뿌리가 썩는 동안 다른 식물은 말라버린다.


어떤 관심은 오히려 무관심반 못하다. 사람이 관심을 쏟을 수 있는 에너지는 무한하지 않아서 관심의 상류에서 물을 당겨서 쓰면 하류에서 가뭄이 생긴다.


스티븐 코비 박사는 ‘관심의 원’과 ‘영향력의 원’을 이야기했다. 영향을 끼칠 수 없고 생각의 진보와 무관한 일에 대한 관심은 자제하고, 시야가 좁아지는 일 없도록 삶을 잘 살펴 물을 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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