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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수운 작가 우듬지 Apr 18. 2021

재료가 다 했네,
카이센동 맛집 <오복수산>

재료는 최상급, 가격은 착한, 홋카이도의 카이센동 맛 그대로.

인스타그램 매거진 ⓒ주간우두미 51호


오복수산 (Obok susan) 
서울 마포구 성미산로 198 (연남동)
OPEN 11:30 - CLOSE 21:00
BREAK 15:00~16:30 │ 연중무휴


대전에 사는 친구가 나를 보러 서울에 온다고 했을 때 원래 우리는 여의도에 가성비 좋기로 유명한 모 스시집을 가려고 했었다. 가성비가 워낙에 좋은 탓에 예약이 어렵기로 소문난 곳이었는데, 역시나 우리 둘 다 인터넷 예매 광클에는 소질이 없어서 예약에 실패했다. 그래도 원래 스시를 먹기로 했었으니 그에 상응하는 곳을 데려가고 싶었다. 광클에는 소질이 없지만 다행히 써치 능력은 조금 있는 편인 것 같다.    

      

친구와 나는 연남동에 위치한 ‘오복수산’이란 델 다녀왔다. 이름은 바닷가 인근에 위치한 허름하고 몇십 년 된 횟집 같지만, 정겨운 이름과 달리 세련되고 감성적인 인테리어를 자랑하는 곳이다.  

         

이 곳은 많고 많은 일식 중에서도 ‘카이센동’ 전문집이었다. 카이센동은 백반 위에 해산물과 생선회를 올린 일본 식 덮밥 요리다. 일본에서도 비교적 역사가 길지 않은 새로운 요리로 홋카이도 등의 북쪽 지방에서 시작해 전국으로 퍼졌다고 한다. 아무런 가공이 되지 않은 상태의 재료가 올라가므로, 회와 해산물의 신선도가 관건인 음식이라 할 수 있겠다.          




친구와 나는 카이센동 중에서도 ‘우니 이쿠라 카이센동’을 주문했다. 별미로 이 곳 오복식당의 이름을 딴 ‘오복알밥’도 함께 주문했다.           


우니 이쿠라 카이센동은, 기본 카이센동의 재료 위에 성게알과 연어알이 추가로 올라가 있는 메뉴다. 음식을 받아 들자마자 서로 싱싱함을 자랑하는 횟감들 덕에 감탄이 뿜어져 나왔다. 탱글탱글한 빨간 연어알과, 두툼하게 썰린 연어와 참치 뱃살, 그 외에도 단새우, 청어, 전복, 문어, 가리비, 관자, 날치알, 계란말이 등이 올려져 있었다. 이 음식점의 살림밑천이 거덜 나는 건 아닐까 걱정될 정도로 푸짐한 한 그릇이었다. 생와사비를 특수 제조한 간장에 풀어 카이센동에 뿌려 횟감과 함께 떠먹는다. 입 안에 횟감 본연의 신선한 맛과 탱탱한 식감이 꽉 들어찼다. 입안 군데군데에서 톡톡 터지는 연어알은 덤이다.           


오복알밥은, 음식 이름에 걸맞는 알의 향연이었다. 명란, 연어알, 날치알 2종이 들어간 찐 알밥이다. 카이센동이 깔끔하고 담백한 맛의 음식이어서, 같은 카이센동을 주문하기보다는 따뜻하고 조금은 감칠맛 나는 음식과 합을 맞추고 싶었는데 정말 딱이었다. 따뜻한 밥과 그 위에 수놓아진 여러 알들을 별도의 간장 없이 섞었다. 간간한 알들이 간을 맞추어 밥이 짭짤하게 맛있었다.      




카이센동과 오복알밥은 서로 다른 매력이었으나 맛의 우열은 가릴 수 없었고 그저 둘의 조합이 눈물 나게 환상이었다. 맥주를 곁들이지 않을 수 없어 대낮이지만 반주를 했다.          


오복수산의 오성복 대표는 일본 카이센동 전문점을 수십 군데 방문하며 연구를 했다고 한다. 한 그릇의 요리를 선보이기 위해 선행된 오랜 연구는, 과연 백 마디 말보다 음식에서 그 깊이가 드러났다. 해산물을 매일 새벽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직접 구입해 손질하며, 성게알은 캘리포니아와 홋카이도산을 쓰는데다, 제철일 때는 국내산 성게알도 더해진다고. 가성비 좋은 음식이란, 말 그대로 가격 대비 성능이 좋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렴하지만 맛도 딱 그 정도인 음식이 아닌, 보통의 가격에 보통 이상의 성능을 갖춘 음식. 이 곳 오복수산에서 그 가성비란 게 뭔지 제대로 느끼고 온 것 같다.           



오복수산은 우리가 다녀온 연남점 외에도 여러 군데에 지점이 있다. 카이센동이 주 메뉴이지만, 지점마다 조금씩 테마가 달라 메뉴 구성도 조금씩 달라진다. ‘오복수산’은 카이센동 전문점, ‘오복수산시장’은 술과 함께 사시미를 즐길 수 있는 이자카야다. 또, 강남에 있는 ‘고급오복수산’은 오복수산의 고급 버전으로, 다른 오복수산 지점과는 차별화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오호라, 다음에 부모님이 오시면 바로 고민할 것 없이 바로 이곳을 가리라.          


[ 오복수산 ]
도산점 :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53길 14 
여의도점 : 서울 영등포구 국제금융로2길 17 
잠실점 : 서울 송파구 송파동 42-6
용산점 오복수산 :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54길 26
    
[ 오복수산시장 ]
도산점 : 서울 강남구 언주로168길 37 
마포점 : 서울 마포구 포은로 78 1층     

[ 오복수산 참치 ] 서울 영등포구 의사당대로 83 
[ 고급오복수산 ] 서울 강남구 논현로 854 



카이센동의 진수를 느끼고 싶다면, 가성비 좋은 횟감의 정석을 체험하고 싶다면 이 곳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여긴 정말 짱이다. 







해당 포스트는 인스타그램 매거진 <주간우두미>의 51호 포스트의 일부입니다. <주간우두미>는 인스타그램 @woodumi 계정 또는 해시태그 #주간우두미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2021 먹고 여행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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