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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 15. 2022
영양사 며느리의 맛있는 레시피 84
84. 먹을 거 많은 시금치나물
먹을 거 많은 시금치나물
재료
시금치 300g (1단)
저염간장 1T, 간마늘 1T, 참기름 2T
통깨 2T
꿀팁
Tip 1. 데친 시금치는 집게나 젓가락으로 가볍게 물기를 제거한다.
Tip 2. 간은 저염으로 하되 참기름, 통깨를 넣어 고소한 맛을 살린다.
Tip 3. 나물을 무칠 땐 손으로 살살 뒤집어 가며 무친다.
내가 산 시금치 다 어디로 갔지?
처음 시금치를 무칠 때 풍성하던 시금치 한 단이 조막만해진 경험, 다들 있지 않나요? 이건 뭐 요정이 와서 마법을 부린 것도 아니고. 시댁에 가서 내가 잘 하고 있는 건가? 나물 무쳐 주시는 어머님 옆에서 구경하고 있는데 "원래 시금치 한 단 사도 먹을 게 없어." 라고 얘기하시더라고요.
어쩔 땐 천정부지로 치솟는 시金치 값 때문에 한 번 먹기에도 손이 덜덜덜. 명절엔 안 먹을 수도 없고. 그래서 집에서 조금씩 무쳐먹다가 새로운 레시피를 개발하게 됐어요. 원래는 시금치를 데쳐 수분을 꼭꼭 짜내는데 이러면 수분 80% 이상인 시금치의 부피가 너무 줄어들고 조직과 세포벽이 다 무너져서 영양성분도 많이 빠져나가게 됩니다.
가급적 손으로 짜지 말고 젓가락이나 집게로 흐르는 물기만 살살 짜낸 뒤 체에 밭혀 물기를 제거하면 질기지 않고 아삭한 시금치 나물을 먹을 수 있어요. 또한 시금치를 데친 뒤 찬물에 헹구면 파괴된 세포벽 사이로 비타민이나 영양성분들을 흘려보내게 되는 거라 시금치를 2번 죽이는 일이 됩니다. 그래서 저는 가급적 찬물보다는 체에 밭혀 뒤적거리며 상온에서 재빨리 식히는 편이에요.
만드는 법
1
시금치는 흐르는 물에 2번 정도 씻어 깨끗하게 준비합니다. 큰 잎들은 하나씩 떼어가며 찬물에 꼼꼼히 씻고, 뿌리에 붙은 흙은 칼로 살살 긁어 제거합니다.
2
시금치를 데칠 땐 팔팔 끓는 물보다는 김이 살짝 오르는 50~60도 정도의 물에 데쳐 10초 안에 꺼내주세요. 한꺼번에 많이씩 오래 데치는 것 보다 샤브샤브처럼 조금씩 넣어 숨만 죽으면 얼른 꺼내는 게 좋아요.
(비타민이나 좋은 영양성분은 100도의 뜨거운 물에서 파괴되는 게 더 많기 때문에 적당한 온도에서 데쳐 먹는 게 낫습니다. 그리고 시금치는 깨끗이 씻어 샐러드로도 먹는 거라 숨만 살짝 죽으면 무쳐 먹을 수 있어요.)
3
숨이 죽은 시금치는 얼른 꺼낸 다음 체에 밭혀 물기를 살살 짜내세요. 젓가락이나 집게를 사용해 흐르는 물기만 살짝 짜냅니다. 물기를 제거한 시금치는 체에 펼쳐 놓고 젓가락으로 뒤적거리며 가급적 빨리 식혀줍니다.
(체에 구멍이 많이 나 있어서 생각보다 시금치가 빨리 식어요. 이렇게 하면 찬물에 영양성분을 흘려보내는 것보다 더 많은 비타민, 무기질을 섭취할 수 있습니다. 맛도 질기지 않고 아삭거리면서 맛있어요.)
4
한김 식히면서 체 아래 바가지를 밭혀 떨어지는 물기들을 완전히 제거해주세요.
5
마지막으로 집게로 물기를 한 번 더 짜낸 뒤 양념을 넣고 살살 무쳐주세요.
(시금치 무칠 땐 주물럭거리지 말고 속 안에 있는 시금치를 바깥으로 꺼내 듯 가라 앉아 있는 양념에 무쳐주세요.)
아삭하면서 먹을 게 많은 시금치나물완성!
상차림
시금치 성분의 80%가 수분이라 물기를 너무 꽉 짜내버리면 먹을 게 없어요. 부피도 줄지만 수분의 촉촉하고 아삭한 맛까지 잃게 되서 질긴 시금치나물이 되어 버립니다.
또한 채소의 무기질, 비타민은 수분에 포함된 것들도 많아 힘껏 짜내거나 찬물에 헹구게 되면 손실되는 영양소가 많아진답니다. 그래서 가급적 손을 많이 대지 않고 상온에서 빠르게 식혀 드시면 좋아요.
사실 나물은 뜨겁게 삶고 데치는 조리법 때문에 영양소를 섭취보다 섬유질 섭취에 의미를 두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몸에 좋은 나물, 조금 더 맛있고 건강하게 먹으면 좋겠죠?
아직도 주방에서 풍성한 시금치가 1/10로 줄어드는 마법이 일어나고 있다면 이런 레시피는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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