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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 빚는 영양사 Feb 15. 2024

영양사의 혼잣글

의식의 흐름대로 쓰다가 길어진 서론


'약사의 혼잣말' 이미지 / 출처: 넷플릭스 홈페이지



영양사의 혼잣글


얼마전 넷플릭스에서 '약사의 혼잣말'이라는 작품을 재밌게 봤다. 원래는 애니메이션을 좋아하지 않는데 영상디자인을 전공한 남편을 만나고 나서는 애니메이션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그동안 나는 뉴스와 다큐만 봤던 팩트체크형 대문자T 인간 이었다. 나에겐 감성, 유머, 여유 등 F의 '에'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특히 일본 애니메이션에 대한 요상한(?) 고정관념이있어서 저것은 보지 말아야할 것! 이라는 나만의 검열을 두고 있었다. (작년에 영화 '영웅'을 봐야할지, 슬램덩크를 볼 것인지 남편과 엄청 다툰적이 있었는데 결국 둘 다 봤다.)



스펙트럼넓히기


영화 속 안중근 의사님의 마지막 대사처럼 우리의 경계심은 동양평화를 파괴하려는 일부 세력들로 향해야지 일본 문화를 비롯한 모든 것에 경계심을 가져선 안 된단 깨달음을 얻은 뒤. 생각과 시선의 스펙트럼을 넓히기 위해 고정관념을 갖지 않으려 노력 중이다.


어떤 건 좋아서 그냥 되는 것이 있고 어떤 건 노력해서 약처럼 먹어야 몸과 정신, 마음이 건강해지는 경우도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만 보고, 먹고, 느끼게 된다면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없는 편향적인 인간이 될까봐 그것을 굉장히 경계하는 중이다. 그래서 음악도 클래식, 전통민요, 국악, 동요, 재즈, 태교음악, 트롯트 등등 폭 넓게 돌아가며 들으려고 노력 중이다. 내 안에 무의식이라는 감각에 넣는 건 모두 좋은 것만 골라서 골고루 채워 넣고 싶다.



감각의 바다


먹고 싶지 않은 것, 듣기 싫은 것, 보고 싶지 않은 것도 내 안에 채워두면 약이 될 때가 있다. (물론 양질의 좋은 콘텐츠여야 한다.) 


예전엔 PD, 기자님들이 언론고시라는 시험을 통해 일정 수준 이상의 상식과 교양으로 똘똘 뭉쳐 TV를 켜기만 해도 좋은 퀄리티의 교양, 상식, 예능을 골고루 먹었던 적이 있다. 물론 재미 위주의 예능만 봤던 적도 있지만 그래도 리모콘을 돌리다 환경스페셜 같은 자연다큐를 볼 때면 뭔가 웅장한 것들이 느껴기진 했다.


분위기나 사회상에 따라 아닐 때도 있었지만..



무엇을 채워야할까?


하지만 지금은 유투브, OTT 세상이 되어버려서 그런 것들이 더 어려운 세상이 됐다. 몸에 좋은 쓴약을 일부러 찾아먹기도 어려운데 어린 아이들은 오죽할까? 아...나도 어릴 땐 만화만 봤구나.ㅋㅋㅋ 개콘이나 예능만 본 것도 기억났다.


그래도 기자로 취업을 하고 나서는 8, 9시 프라임 뉴스는 꼭 보려고 애썼다. 그때는 유투브가 없어서 나중에 보기도 어려웠는데. 요즘엔 뉴스도 보고 싶은 뉴스만 유투브에서 쏙쏙 골라보더라. 그런데 누군가는 그랬다. 저렇게 듣기 싫은 소리를 어떻게 맨날 듣고 사느냐고.



뉴스는 쓴약이 된다.


방화, 강도, 강간, 살인 등 5대 강력범죄의 끔찍한 소식과 꼴보기 싫은 정치판 굴러가는 소리가 듣기 싫어서 남편은 뉴스를 안 본다고 했다. 그런데 귀에 쓴 것이 약이 되는 법이다. 몸 아프지 말라고 예방접종 맞는 것처럼 우리 사회 곳곳의 안 좋은 것에 대한 쓴소리를 들어야 우리 사회가 발전하는 법이다.


정치판도 어떻게 굴러가는지, 어떤 게 맞고 틀린지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따질 수 있으려면 뉴스를 꼼꼼히는 아니더라도 어느정도(?)는 보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정치하는 분들이 국민세금을 가지고 이상한 짓(?)거리를 하거나 엄한 짓거리를 할 때도 비판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마지노선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워치독


국가가 막장으로 돌아가지 않으려면 두 눈 시퍼렇게 뜨고 감시하듯 최소한 뉴스라도 잘 보고 있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 때 뉴스보면서 욕하시던 아버지를 난 지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생각은 대학교 때 신문방송학을 복수전공하며 들었던 생각도 아니고, 신문사에 취직해서 취재를 다니며 선배들에게 많은 가르침을 받은 뒤 느낀 뒤늦은 깨달음(?)이었다.


이런 것들이 있고, 저런 문제가 있고, 그러면 안 된다는 문제의식들이 싹터서 사회의 민의가 모여지고 그것들로 인해 나쁜 것들이 고쳐지면 비로소 좋은 사회로 나가가는 것이다. 그래서 난 뉴스를 일종의 예방접종이라고 생각한다.



프레이밍, 뉴스가 전부는 아니지만...


이것도 분위기나 사회상에 따라 아닐 때도 있었지만... 그래서 여러 방송사 뉴스를 비교해서 골고루 보는 편이다. 뉴스에 나오는 내용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전부는 아니지만 굉장히 극단적인 일부분을 편집해서 보여주는 일종의 편집본이라고 생각한다.


프레이밍. 세상을 내다보는 창문이 네모 낳다고하여 세상에 네모진 것은 아니다 그냥 그것을 통해 세상을 내다보는 것이다. 우리 겪는 세상은 우리 곁에 있지만 아! 바깥엔 저런 일도 있구나. 경계할 것은 경계하면서 사회에 나쁜 점들은 고쳐나가는 시발점이 되는 것이다. 난 그래서 뉴스를 꼭 본다.



F와 T가 만나


남편은 나를 만나기 전까지는 뉴스를 보지 않았단다. 허....그리고 난 남편을 만나기 전까진 애니메이션을 보지 않았다. 최소 중1 때까지는 본 것 같다. 만화 같은 건 애들이 보는 거 아냐? 란 고정관념을 버리고 내 안에 있던 순수한 어른이를 깨웠다. 어쩌면 춘식이를 좋아하게 된 것도 그 이후일지 모른다.


텍스트형 인간과 영상형 인간은 서로를 만난 뒤 많은 생각들과 삶의 방식들을 얽히고 섥히게 공유했다. 어쩌면 우리 부부의 만남은 편향적인 것을 지양하는, 자기발전을 꾀하려는 나만의(?) 계획적인 만남이었을지도 모른다.


무슨말을 하려다가 이렇게 서론을 써버린 걸까?



끄적거림 또는 찌끄림


아무튼 넷플릭스에서 재밌는 애니메이션을 하나 봤는데 그게 '약사의 혼잣말'이었다. 조용히 나긋나긋하게 혼잣말을 웅얼거리는 주인공 약사는 내향형 I임에 틀림이 없어보였다.


거기에 동질감이 느껴졌지만 혼잣말도 웅얼거리지 못 하는 아주 소심한 소문자 i, iiiiiiiiiiiiiiiiiiii를 오백만 개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나의 브런치에 나의 이야기를 글로 끄적여보려고 한다.


그냥 심심할 때 쓰는 글, 혼잣글. 누군가는 3초만에 내려버리는 나의 혼잣글. 봐주셔도 상관없고 진짜 보신다면 레알 혼잣말이 되는 혼잣글.


의식의 흐름대로 쓰다가 쓰고 싶은 내용을 못 써서 속상한 혼잣글.




이런 잡소리에도 항상 좋아요, 응원해주시는 구독자분들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짧게 써라. 길게 쓰지 말어라. 눈아프다. 길게 쓰면 아무도 안 본다. 엄마니까본다. (실제로 남편은 제 글을 안 봅니다.) 유투브에서 그만 먹어라. 왜 그렇게 먹냐? 먹방 그만 올려라...등등

언제나 애정어린 모니터링과 쓴소리 날려주시는 친정어머니, 남편께도 감사를...


☆★유투브 구독자수 600 달성★☆

https://youtube.com/@user-ic3cw3qe6i?feature=shared


모든 게 다 구독자님들 덕분입니다. (절 600번해도 모자를 판입니다.)

우리 구독자님들은 새해 기쁜 일만 가득하실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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