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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손 없는 날(?)

캐나다는 매월 1일에 다 같이 이사한대?

by 데브 엘라

밴쿠버에 와서 흥미로웠던 것 중 하나가 이사나 입주를 거의 매월 1일에 한다는 거예요.


여기 와서 사람들이 제가 집 알아본다고 했을 때 "아 그럼 9월 1일에 이사하세요?" 혹은 집주인이 "9월 1일에 입주하시는 걸로 알고 있겠습니다" 이런 식으로 당연하게 말하더라고요. 처음엔 이게 법으로 되어 있나 싶었습니다.

왜 1일에 이사를 많이 할까? 우리나라로 따지면 손없는 날인가???


알아보니, BC주 밴쿠버에서 매월 1일에 이사/입주가 많은 건 법으로 정해진 건 아니고 관행(암묵적 룰)에 가깝더군요. 유력한 이유는 아래 세 가지였습니다.


우리나라 임대차 계약은 월세 전세가 있지만, 밴쿠버를 포함한 캐나다 전역의 대부분 임대 계약은 월 단위로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집세 납부일을 계산하기 쉽게 매달 1일인 경우가 많고, 자연스럽게 계약 시작일과 종료일도 1일 기준으로 맞춰지는 거죠.


집주인과 세입자 모두의 편의를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위에서 말한 집세 납부일을 계산하기 쉽게 하기 위한 것도 있고요. 더 나아가 집주인은 새 세입자와 이전 세입자의 계약을 끊김 없이 관리하기 쉽고, 세입자는 월 단위로 예산을 관리하기 편합니다.


콘도(우리나라로 따지면 오피스텔 같은)나 아파트의 경우, 이삿날을 관리사무소에서 지정하는 경우가 있는데 보통 1일이나 15일 같은 특정 날짜에 몰리기도 합니다.


postImages%2F20250911%2F114726_IMG_8227.jpg?alt=media&token=6afdd4c1-7d85-4048-a5d3-cb85a696d40c 이사하는 날 의자가 없어 바닥에서 끼니를 때우던 모습


아무튼 법이 아니라 편의를 위한 관행일 뿐이랍니다. 다른 주는 잘 모르겠는데 BC주에서는 집을 구할 때 대부분 리스가 '매월 1일 시작' 조건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아서 이렇게 굳어진 거라고 하네요. 물론 집주인과 세입자가 협의를 한다면 1일이 아닌 15일 혹은 다른 날짜에도 입주가 가능해요.


한국에 사신다면 유용한 정보는 아니지만 흥미로운 내용일 것 같아 써봤어요. 흥미롭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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