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개발자의 사고방식: 합리적 사고 방식

그렇게 살던지

by 데브 마인드

어떤 일을 진행할 때 군소리 없이 넘어가는 경우는 딱 하나다.

듣는 사람이 생각하기에 그 일이 합리적일 때다.


그래서 일을 진행하는 사람은 늘 이유를 찾아야 한다.

아니면 만들어야 한다.

왜 이게 맞는지, 왜 지금 해야 하는지, 왜 다른 선택보다 나은지.

성향이 다른 사람들까지도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해야 한다.

이것이 최선이라고.

이것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한 명이라도 납득하지 못하면 그때부터는 각오해야 한다.

쓴소리가 붙고, 반대가 붙고, 작은 빈틈도 크게 보인다.


물론 찍어 눌러서 진행시킬 수 있다.

직급으로, 권한으로, 분위기로.

그런데 그건 한두 번이다.


그렇게 밀어붙인 일은 작은 실수 하나에도 공격받는다.

조금이라도 결과가 흔들리면 바로 말이 나온다.

거봐, 무리였잖아.


심지어 잘돼도 끝이 아니다.

이렇게 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저렇게 갔으면 더 나았을 텐데.

사람들은 속으로 꼭 그런 생각을 한다.


그렇게 다음 일은 마이너스 점수에서 시작한다.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리더라는 자리는 생각보다 어렵다.

일만 하는 자리가 아니다.

사람을 납득시키는 자리다.


그런데 가끔은 꼭 합리적이지 않은 일도 이상하리만큼 잘 굴러갈 때가 있다.

상대가 나를 신뢰할 때다.


잘 모르겠지만, 저 사람이 하는 거니까 한번 가보자.

논리가 아니라 믿음으로 따라오는 순간이다.


하지만 그런 신뢰는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는다.

수많은 합리적인 설명이 있었고,

그 설명대로 결과를 만들어낸 시간들이 쌓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러니 합리성은 필요하다.

부정할 수 없다.


합리성은 사람을 설득한다.

신뢰를 쌓게 한다.

일을 굴러가게 만든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합리적인 사고는 잘해봐야 현상 유지다.

지금 있는 걸 지키는 데는 탁월하다.

왜냐하면 합리적이라는 말은 결국 지금까지 그래왔으니까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과거의 데이터로 현재를 판단하고,

현재의 논리로 미래를 재단한다.


그러니 결론도 늘 비슷하다.

지금 이 정도면 됐다.

굳이 왜?

그건 너무 무리수야.


맞는 말이다.

대체로 옳다.


그런데 그 말만 따라가면 새로워질 수는 없다.

망하지는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 나가지는 못한다.


앞으로 나아간 사람들의 시작은 원래 합리적으로 보이지 않았다.


누군가가 전에 없던 걸 만들겠다고 하면 사람들은 말한다.

굳이 그걸 왜 써.

누군가가 말도 안 되는 목표를 내놓으면 사람들은 말한다.

그게 되겠어?

누군가가 모두가 안 된다고 하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하면 또 말한다.

너무 무리수 아니냐고.


합리적인 사람들의 말은 늘 옳다.

적어도 지금 이 순간에는 그렇다.


하지만 세상은 합리적인 사람들이 아니라,

비합리적으로 꿈꾼 사람들이 바꿔왔다.


합리적인 사고는 지도를 잘 읽는 것이다.

비전을 보는 사고는 지도에 없는 길을 가는 것이다.


지도를 잘 읽는 사람은 길을 잃지 않는다.

하지만 새로운 곳에는 닿지 못한다.


그렇다고 늘 꿈만 꾸며 살 수는 없다.

항상 비합리적일 수도 없다.

현실은 돌아가야 하고,

일은 굴러가야 하고,

책임은 져야 한다.


그래서 필요한 건 둘 중 하나를 버리는 태도가 아니다.


대부분의 합리적인 생각 위에,

꿈을 한 스푼 얹는 일이다.


그 한 스푼이 방향을 바꾼다.

그 한 스푼이 현상 유지를 넘게 만든다.

그 한 스푼이 결국 새로운 곳에 닿게 만든다.


결국 선택이다.


합리적으로, 안전하게, 현상을 유지하며 살 것인가.

아니면 대부분은 합리적으로 판단하되,

결정적인 순간에는 꿈을 얹고 앞으로 나갈 것인가.


합리적인 삶을 택하면 욕은 덜 먹는다.

설명하기 쉽고, 방어하기 쉽고, 실패해도 변명하기 쉽다.


비합리적인 꿈을 택하면 처음엔 욕을 먹는다.

무모하다는 말도 듣고, 위험하다는 말도 듣고,

쓸데없는 짓 한다는 말도 듣는다.


그런데 결국 그게 된 순간 사람들은 또 말한다.

역시 그럴 줄 알았어.


원래 사람은 결과가 나온 뒤에야 쉽게 편에 선다.


그래서 부제가 그렇게 살던지다.


합리적으로만 살고 싶으면 그렇게 살던지.

나는 합리 위에 꿈을 얹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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